•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1. 중앙의 통치기구
  • 4) 중추원
  • (2) 중추원의 구성

(2) 중추원의 구성

 고려 중추원의 특징은 2원적 구조라는 데에 있다. 상층부에 추신이 있고 하층부에 승선이 있어 각각 그 기능을 달리하고 있었다. 이것은 마치 중서문하성이 상층부에 재신이 있고 하층부에 낭사가 있어 그 기능을 달리했던 것과 흡사하다. 처음 중추원이 설치된 성종 때에는 使와 副使를 각각 2명씩 두고 여기에 좌우승선을 설치한 단순한 구성이었으나 그 후 점차 여러 관직을 증치하여 문종관제에서는 전형적인 관원 구성으로 정비되었다.

 이제 고려 중추원의 기본적 구성인 문종관제에 나타난 관원 구성을 표로 정리하면<표 9>와 같다. 이 표를 보면 종2품 5인, 정3품 9인으로 참상관이 14인이고, 이 밖에 堂後官 2인, 吏屬 36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중추추원의 직능을 담당한 것은 참상관으로 그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從 2 品 判院事(1)·院使(2)·知院事(1)·同知院事(1)
正 3 品 副使(2)·簽書院事(1)·直學士(1)
正 3 品 知奏事(1)·左右承宣(各 1)·左右副承宣(各 1)
正 7 品 堂後官(2)
吏 屬 別駕(10)·主事(10)·試別駕(2)·令史(2)·記官(8)·通引(4)

<표 9>中樞院의 官員構成(문종관제)

 중추원의 참상관은 품계상 두 층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니, 종2품직과 정3 품직이다. 2품직은 判院事·院使·知院事·同知院事이고 3품직은 副使·簽書 院事·直學士와 知奏事·左右承宣·左右副承宣이다. 고려에서는 일반적으로 2품 이상을 「宰相」이라 하고 3품 이하를 「文武兩班」이라 불렀으므로 동지원사 이상의 2품직과 부사 이하 承宣團의 3품직 사이에는 획이 그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를 의아케 하는 것은 같은 정3품직이면서도 부사 등과 지주사 등을 굳이 구분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곧 부사 등은 비록 3품직이지만 추신에 들어가고 지주사 이하는 승선단이기 때문이었다.

 고려의 추신은 품계상 2중성이 있었음이 특징이다. 부사·첨서원사·직학사가 엄연히 정3품직임은 백관지에 명기되고 또 문종조 文武班祿에서 중추원부사·첨서원사·직학사가 같은 정3품인 6부 상서와 함께 300석에 편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부사 등은 추신으로 간주되어 3품 이하 관과는 구별되는 것이 원칙이었으니, 즉 ‘宰樞·及文武三品以下’라 한 것에서 이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부사 등은 정3품직이면서도 추신에 포함되어 다른 3품직과는 구별되는 지위에 있었던 것이다.0079)朴龍雲은 앞의 글에서 樞密은 3품관과는 엄연히 구분되는 宰相으로서 일단 直學士 이상의 7樞가 모두 2품관이었다고 결론을 내린다고 하면서도, 이들 직학사 이상은 고려 전기에는 3품관이었으나 후기에 가서 2품으로 되었다는 좀 애매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부사 이하관의 3품직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고려 후기의 승질은 그들 樞臣으로서의 애매한 지위를 해결하는 방법이었다고 보여진다.

 고려시대에 재추에 포함되는 추신은 동지원사 이상의 종2품직만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정3품직인 부사 이하 직학사까지도 포함시켰다. 고려에서는 중서문하성의 재신을 「5宰」라 하고 중추원의 추신을 「7樞」라 하여 이들 5宰·7樞가 재추 또는 재상을 구성하였는데 7추는 바로 백관지에 나오는 7개 직인 중추원 판사·지원사·동지원사·부사·첨서원사·직학사로서 그 가운데 부사 이하는 관품상으로는 3품직이지만 동지원사 이상의 2품직과 함께 같은 추신으로서 「宰樞兩府」에 들어가 議政에 참여하였다. 2품 이상관을 재상이라 翰 고려의 제도상 이런 중추원 추신의 지위는 좀 묘한 데가 있었음이 확실하다.

 정3품인 부사·첨서원사·직학사는 추신에 들어 갔지만 같은 정3품인 지주사 이하 승선단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승선단은 지주사를 비롯하여 좌우승선·좌우부승선 각 1인씩이 있어 모두 5인으로 구성되고 있었다. 이들은 같은 정3품이지만 지주사가 우두머리였고, 그 외의 승선도 순서대로 서열이 매겨져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樞密·承宣」이란 말이 자주 나오는데 이것은 추밀과 승선은 같은 중추원의 관원이지만 서로 구별되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추밀이 중추원의 상층부로서 의정에 참여한 데 대하여 승선은 하층부로 왕명 출납을 담당하여 양자는 확연히 구분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고려의 중추원은 상층의 추신, 하층의 승선으로 구분되고 그 기능도 의정과 출납으로 나뉘어져 2원적 구조를 이루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는 중추원이 구성상으로나 기능상으로 완전히 2원적 구조임을 알게 되었다. 즉 중추원은 직학사 이상 7추를 樞臣(樞密)이라 하여 국가 의정에 참여케 하고, 따로 지주사 이하를 승선이라 하여 왕명 출납을 담당케 하였던 것이다. 이 때 중추원부사·첨서원사·직학사는 형식상 승선단과 같은 정3품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2품관의 대우를 받고 재추에 포함되었음이 특이한 점이다. 따라서 고려의 중추원은 상층부의 추신과 하층부의 승선을 각각 구분하여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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