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Ⅲ. 수공업과 상업
  • 1. 수공업
  • 3) 민간 수공업
  • (1) 민간 수공업의 분업과 관청 수공업

(1) 민간 수공업의 분업과 관청 수공업

고려의 민간사회에서는 대체로 자가수요를 위한 의류나 관청에 납부하기 위한 포물류를 생산했고, 몇몇 수공업분야에서는 전업적 수공업자인 工匠이 존재하였다. 이들 공장들은 종종 지방관청의 수공업생산에 동원되거나 공역군으로 징발되어 기술노동을 제공하기도 했으며, 평상시에는 나름대로의 분업체계를 가지고 농촌사회의 주문생산을 담당하였다.

기록이 부족하여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지방의 전업적 수공업자들은 충렬왕 22년에 洪子藩이 건의한 상소문1333)≪高麗史≫권 84, 志 38, 刑法 1.에 나타난 유동장 이외에도 상당히 있었을 것이다. 즉 직물생산부문의 경우 綾·羅 등을 공물로 거두어 들이기로 되어 있던 사실에서 금장·능장·나장 등의 존재를 알 수 있다. 금속가공부문의 경우에 거울을 만드는 경장은 민간수공업에서 하나의 독립된 업종으로 존재했다. 즉 고려 말에 우왕은 거울을 주조하는 방법을 배울 목적으로 경장을 궁정에 불러 들였을 정도였다.

금박장도 민간수공업에 이미 형성되어 있던 업종이다. 13세기 말에서 14세기 초에 활동한 全英甫 같은 사람은 노비출신의 금박장으로서 대호군의 벼슬을 하사받기도 하였다.1334)≪高麗史≫권 124, 列傳 37, 全英甫. 피혁 생산부문에서는 홍정장들이 민간수공업자들로 존재하였다. 이들 가운데는 12세기에 수도 개경에서 영업하고 있었던 彦光과 같이 홍정업을 통하여 생활토대를 마련한 자들도 있다.1335)≪高麗史≫권 128, 列傳 41, 鄭仲夫. 또한 피장·갑장·화장들도 민간수공업으로 존재하였으며, 무기생산부문에서는 궁장과 시장이 존재하였다. 마구생산부문에서는 12세기 초엽 말달래에 기름칠하는 것을 전업으로 하는 업종이 서경에 있었음을 볼 때,1336)≪高麗史≫권 127, 列傳 40, 妙淸. 말달래를 만드는 장인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목공부문에는 목장, 화업부문에는 화업장, 대공예부문에는 죽장 등이 민간수공업의 한 분야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지장·칠장·마장 등도 또한 존재하였음을 추측할 수 있다.

이상에서 민간수공업에서도 많은 업종이 있었고 또 어느 정도로 발전하였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것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 이유는 국가나 귀족층이 필요로 하는 물품은 주로 관청수공업이나 소의 생산품으로 해결하였고, 게다가 이들 수공업자들은 기술노동에 자주 동원되어 기술발전을 꾀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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