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Ⅰ. 불교
  • 3. 불교행사의 성행
  • 2) 항례적인 불교행사
  • (4) 장경도량

(4) 장경도량

 불경을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공양하고 예배하는 신앙의례에는 藏經道場을 비롯하여 大藏會·輪經會·轉經 등이 있는데, 특히 장경도량은 고려시대에 궁궐에서 정기적으로 성대히 설행되었다. 이 신앙의례는 佛·法·僧의 3보 가운데 법보를 찬탄하고 이에 귀의하여 보호를 받으려는 것이다. 사찰의 불단에 경책이 봉안되어 있는 것은 경전이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일러준다.

 고려시대의 장경도량은 현종 20년(1029)에 처음으로 열렸다.366)≪高麗史≫권 5, 世家 5, 현종 20년 4월. 현종은 일찍이 세상을 떠난 부모를 위하여 玄化寺를 창건하고 그 절에 대장경을 만들어 모시고자 하였는데, 현종 20년에 그 때까지 이루어진 대장경의 일부를 공양하였던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인 정종 7년(1041)에는 이 장경도량이 연중행사로 되어 해마다 봄과 가을에 열렸는데, 봄에는 2월이나 3월에 6일 동안, 가을에는 9월이나 10월에 7일 동안 열렸다.367)≪高麗史≫권 6, 世家 6, 정종 7년 4월. 장경도량이 행하여질 때에는 국왕이 직접 그 장소에 나아가 行香하였으며, 더러는 3보를 찬탄하는 경찬시를 지어 불교에 귀의하는 국왕의 뜻을 내보이기도 하였다.368)≪高麗史≫권 10, 世家 10, 선종 8년 8월. 또한 공덕을 바라는 마음에서 많은 승려들을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는 반승도 아울러 행하여졌다.

 靖宗 때에 정례화되었던 장경도량은 점차 성대히 베풀어져 충선왕 3년(1311)부터는 행사의 일수를 늘려 봄과 가을에 모두 10일씩 열리게 되었다.369)≪高麗史≫권 33, 世家 33, 충선왕 3년 3월. 이것은 몽고의 침입으로 강화에 피난하고 있던 중에 그 국난을 극복하고자 대장경을 새로이 이루어 놓았기 때문에 대장경에 대한 국가적 의의가 증대되었음을 의미한다.370)安啓賢,<佛敎行事의 盛行>(≪한국사≫6, 국사편찬위원회, 1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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