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Ⅰ. 불교
  • 3. 불교행사의 성행
  • 3) 각종의 도량
  • (6) 제석도량

(6) 제석도량

 帝釋道場은 국내에 천재지변이 있거나 또는 외적의 침범이 있을 때에 帝釋天을 모셔 놓고 베푼 도량이다. 그것은 제석이 본래 고대 인도의 善神으로 능히 적군을 항복시킬 뿐만 아니라 아군의 용기를 북돋워 주는 신통력을 발휘한다는 불법의 수호신이며 전투신이기 때문이다.399)徐閏吉,<고려의 帝釋信仰>(≪佛敎學報≫15, 1978).

 태조 2년의 內帝釋寺 창건과 동7년의 外帝釋院 창건은 삼국시대 이래 뿌리깊은 제석신앙의 구체적인 수용이었고, 그 후 문종 14년(1060) 정월 처음으로 제석도량이 열린 이래 명종 3년(1173) 정월, 6년 5월, 7년 2월, 8년 정월, 11년 2월 등 총 23회나 개설된 것으로 보아 상당히 비중있는 도량이었음에 틀림없다.

 한편 이 제석도량은 거의 정월 또는 2월에 열리고 있어 연중행사적인 성격을 짙게 띠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의 제천의식과도 관련이 있다.400)金炯佑,≪高麗時代 國家的 佛敎行事에 대한 硏究≫(동국대 박사학위논문, 1993), 140쪽. 즉 天帝라고 하는 천신의 관념이 우리 민족 전통의 제천사상과 쉽게 습합하여 막연한 하늘이 아닌 帝釋天이 계신 하늘이라는 민중신앙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었고, 이것이 제석도량으로 정착되었던 것이다. 하늘(天, 帝釋)에 대한 불교 신앙행사는 제석도량을 비롯하여 四天王道場·功德天道場·摩利支天道場·北帝天兵護國道場 등이 있으니 전통의 제천사상과 조화되어 대단히 성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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