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Ⅰ. 불교
  • 3. 불교행사의 성행
  • 3) 각종의 도량
  • (11) 불정도량

(11) 불정도량

 佛頂道場은≪佛頂尊勝陀羅尼經≫을 외면서 재액을 없애고 복을 비는 의식이다. 이 불정도량은≪고려사≫에 40회나 되는 기록이 남아 있어 당시에 매우 중요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선종 2년(1085) 3월에 궁궐의 文德殿에서 설행되기 시작하여 숙종 때에는 7년(1102) 3월, 9년 3월, 10년 8월에 열렸고, 예종 때도 2년(1107) 3월, 4년 2월, 5년 10월, 9년 4월, 15년 8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있었는데, 인종 즉위년 7월에 會慶殿에서 7일 동안 열렸던 불정도량은 당시 개경 주변의 산에 송충이를 물리치기 위해서 열렸다.407)≪高麗史≫권 54, 志 8, 五行 2, 인종 즉위년 7월. 또 명종 10년(1180) 3월에 내전에서 베풀어진 불정도량은 乾方의 赤氣를 물리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이 불정도량은 대개 5일에서 7일 동안 궁궐 내에서 열리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강화에 도읍하고 있던 원종 5년(1264)에는 三郎城 神泥洞 假闕에서 4개월간이나「大佛頂五星道場」이라는 이름으로 설행되었고,408)≪高麗史≫권 26, 世家 26, 원종 5년 5월·6월. 고종 42년(1255)에는 佛頂心道場을 왕이 친히 설행하였다.

 한편 명종과 원종대에 열린 불정도량의 경우에서와 같이 후대로 갈수록 밀교적 의례에 치중하여, 승려들의 지나친 행동과 미혹한 왕실의 태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불정은 석가모니불 정수리의 공덕을 인격화하여 숭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인데, 佛頂陀羅尼를 새긴 佛頂陀羅尼幢이 평양과 개성, 해주에 남아 있으며,409)<大佛頂陀羅尼幢>(≪朝鮮金石總覽≫上, 朝鮮總督府, 1919), 547∼550쪽. 이들은 모두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불정도량은 숙종·예종·인종대에 크게 성행하였고, 무신집권기에도 자주 열렸는데, 강화에서 개경으로 환도한 원의 간섭기 이후에는 열리지 않았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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