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Ⅱ. 문화의 발달
  • 1. 과학과 기술
  • 3) 인쇄술과 제지기술
  • (3) 제지기술

(3) 제지기술

 우리 나라 종이는 고려시대에 이르면서 주로 닥(楮)을 원료로 하여 만들어졌다. 고려사람들이 삼(麻)을 원료로 하는 종이보다 닥을 원료로 하는 종이를 더 많이 만들게 된 이유는, 닥나무의 재배가 쉽고 잘 번식하며 가공도 삼보다 쉬우며 질이 좋은 종이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종이는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그 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마련이다. 12세기에 이르면서 불교경전과 역사서를 비롯한 각종 서적의 활발한 인쇄로 종이의 수요는 전에 없이 격증하게 되었다.≪고려사≫에 의하면, 인종 23년(1145)부터 명종 18년(1188)까지 전국적으로 닥의 재배를 장려하고, 민간제지업도 장려했으며, 紙所라는 정부의 제지 전담관서를 설치하여 종이제조에 힘쓰도록 했다. 이 때부터 닥을 원료로 한 제지기술은 더욱더 발전하였다. 이리하여 고려에서는 질기고도 희면서 적당한 두께를 가지고, 앞뒤가 다 반질반질하여 글을 쓰거나 인쇄하기에 가장 적당한 종이를 만들게 되었다. 지금 남아 있는 고려시대의 책들을 보면 그 시기의 닥종이의 질이 매우 훌륭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로 이어지면서 조선종이로 자리잡힌 닥종이의 제조기술은 이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고려시대의 제지기술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어떤 사료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많은 종이가 중국에 수출되고 있었다는 기록에서, 그 제조기술이 우수하고 생산량도 적지 않았다는 짐작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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