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고려 시대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Ⅱ. 문화의 발달
  • 10. 의식주생활
  • 2) 식생활
  • (2) 숭불환경과 차·채소음식·조면의 발달

가. 차의 성행과 진다례·다정

 차는 신라의 선덕왕대부터 있었으나 차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흥덕왕 3년(828)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大廉이 돌아오면서 차의 씨앗을 가지고 온 것을 왕이 지리산에 심도록 한 것이 시초이다.1182)≪三國史記≫ 권 10, 新羅本紀 10, 흥덕왕 3년. 이후로 차를 달여 불전에 공양하고, 왕궁·사원에서 귀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고려에서는 차를 마시는 풍습이 더욱 성행하였다. 고려에서는 궁안에 茶房을 두어 다과의 일을 맡아 보게 하고, 茶村을 두어 차를 재배하여 繻茶·腦原茶를 만들었으나, 그 맛이 좋지 않아 중국으로부터 蠟茶와 龍鳳賜團을 수입해 썼다. 납차와 용봉사단은 송대에 만들어진 團餠型 고급차이다.

 ≪고려사≫ 권 69 禮志에 의하면 고려에서는 팔관회, 연등회, 왕자와 왕녀의 책봉의, 공주의 혼례 등을 행할 때에는 반드시 進茶禮를 거행하였다. 또 충선왕 즉위 직후에는 백관들이 왕의 탄일을 축하하여 제각기 다과를 바쳤다.1183)≪高麗史≫ 권 33, 世家 33, 충렬왕 34년 9월 갑신. 왕은 근신과 노신에게 차를 하사품으로 나눠주었다.1184)≪高麗史≫ 권 3, 世家 3, 성종 9년 10월 및 권 4, 世家 4, 현종 원년 7월·13년 5월. 의종대에는 왕이 상원일·연등일에 봉은사에 행차할 때 도중에 차를 달여 대접하기 위한 行爐·茶擔 군사를 4인으로 정한 바 있다.1185)≪高麗史≫ 권 72, 志 26, 輿服, 儀衛 上元·燃燈. 의종 13년(1159) 왕이 玄化寺에 행차하였을 때 동·서양원의 승려들이 각각 茶亭을 차려 놓고 왕의 행차를 영접하였는데, 호사를 다투었다.1186)≪高麗史≫ 권 18, 世家 18, 의종 13년 3월 을해.≪고려도경≫에서는 차를 다루는 모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무릇 연회 때면 궁중 뜰안에서 차를 끓여 가지고 은제 연꽃 모양의 작은 쟁반으로 덮어 천천히 걸어와 바친다. … 건물 안에서는 한복판에다 紅俎를 펴두어 그 가운데 茶具를 늘어 놓고 붉은 비단보자기로 다구를 덮는다(徐兢,≪高麗圖經≫ 권 32, 器皿 3, 茶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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