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6. 동남아시아국가와의 관계
  • 4) 문화교류와 상호인식
  • (2) 상호인식

(2) 상호인식

 동남아국가들에 대한 인식은 다소 막연하나마 고려시대부터 형성되어 있었다. 그것은 주로 남방물산과 원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정보에 바탕을 둔 것이었다. 조선 초기에도 동남아국가에 대한 지식은 그들 사신과의 문답을 통해 얻는 바를 제외하고는 명을 통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즉 명에 가는 사신들은 동남아국가의 사신들과 만나 직접 교류를 나누기도 하였고, 또 외국에 대한 명의 접대방식을 통해서 간접적이나마 일정한 인식을 가질 수 있었다. 예컨대 명에서 조선과 安南·琉球를 ‘禮義之邦’이라고 하면서도 그 중에 조선을 가장 우대하였다는 사실로써759)≪中宗實錄≫권 63, 중종 23년 10월 무신. 동남아국가에 대해 상대적인 우월의식을 가졌던 것이다. 그런 인식 속에서 그들에 대해「남만」 혹은「남번」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조와국에 대해서「유구의 별종」이라고 했듯이, 동남아국가들에 대해 조선은 대체로 유구와 비슷하게 인식하였던 것 같다. 그 이유는 그들이 대부분 남방무역을 하였고 또 유구를 통해 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동남아국가에 대한 저술로 특기할 만한 것은 李睟光의≪芝峰類說≫이다. 이 책의 諸國部<外國>에는 안남 등 동남아제국 7, 8개국과 西域 및 유럽제국에 이르기까지 약 40여 개 나라가 소개되어 있는데, 특히 유구와 섬라·안남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수광은 또 선조 30년(1597) 안남사신과, 광해군 3년(1611)에는 유구 및 섬라사신을 북경에서 만나 필담을 나누었고 그 문답한 바를 별도의 기록으로 남겼다. 동남아국가에 대한 이수광의 인식과 이해수준은 주목할 만한데, 이것은≪吾學編≫등 중국의 지리서를 참고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고려말 이래 유구 및 동남아제국과의 교류를 통해 축적된 지식이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동남아국가들이 대조선인식은 어떠하였을까. 조선 초기에 통교를 요청해오던 동남아국가들은 조선을 물자가 아주 풍부한 경제대국으로760)≪成宗實錄≫권 145, 성종 13년 윤8월 경진. 보았다. 또 구변국의 경우 대장경의 하사를 요청하였듯이 불교문화가 발전한 나라로 인식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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