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Ⅳ. 군사조직
  • 1. 초기 군사제도의 정비
  • 2) 초기 지방군제의 정비
  • (1) 육수군

(1) 육수군

 건국 초기의 지방의 陸守軍 역시 고려의 유제를 그대로 답습하였다. 즉 고려 말에는 각 도마다 전담하는 도절제사가 있어 경기좌·우도·양광도·경상도·전라도·서해도·교주도·강릉도의 8도 군사행정 및 전투수행을 위한 군사구역을 책임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북방지역은 8도와는 달리 軍翼체제를 이루고 있었다.244)≪太祖實錄≫권 3, 태조 2년 5월 경오.
閔賢九, 앞의 책, 181∼183쪽.
그러나 도절제사나 혹은 부절제사는 대개 서울에 머물러 있어서 실제로 모든 지방의 군사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절제사가 거느리고 있던 기간요원들이었다. 즉 지방의 육수군은 兵馬(團鍊)使·知兵馬使·兵馬(團鍊)副使 등에 의하여 그 기능이 발휘되고 있었다.245)≪太祖實錄≫권 1, 태조 3년 3월 을사.

 이러한 체제는 태조 6년(1397) 5월에 가서 군사단위로서의 도가 폐지되고 각도에 2곳 내지 4곳의 진을 두어 도절제사 대신 첨절제사를 두고 부근 군현와 병마를 통괄하는 동시에 도순찰사의 감독을 받도록 했다.246)≪太祖實錄≫권 11, 태조 6년 2월 갑오. 그러다가 이듬해 10월 다시 도절제사가 복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정종이 즉위한 지 2개월 되던 때로 도절제사의 제도가 국초에는 거의 없던 내용을 갖추게 되었고 또한 도절제사영이 두어져 營軍이 설치되는 것도 이 때부터라 생각된다. 개국 당시 일반 행정구역과 같은 뜻을 갖던 도절제사제도는 태종 9년(1409) 10월 11개도로 정비되었으나 이후 조선조의 지방 행정구획이 8도제로 정비되면서 兵馬道도 8개도로 정비되어 갔다. 이러한 조직은 세조 초에 지방군제가 정비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러나 8도 중 경기도에는 평시에 도절제사가 없었고 풍해도와 강원도에는 처음 파견되었으나 뒤에는 관찰사 겸임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또 경상·평안·함길도 등에 는 2명의 도절제사를 두는 경우도 있었다. 전담 도절제사가 파견되는 도에는 병영과 감영의 소재지가 분리되어 있었으며, 이런 경우 그 지방의 수령은 도절제사가 정하기도 하며 서서히 병마도의 지위를 굳혀가게 되었던 것이다.

 한편 도의 영과 연결되는 진의 설치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태조 6년에 병마도가 한때 폐지됨으로써 그 도에서 요새가 될 수 있는 곳에 설치하고 첨절제사를 두어 지키게 했다. 이는 특히 남방지역의 방어기지로서 구실을 하게 된다. 당시 처음으로 두어진 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충청도……蒪城·藍浦·伊山

경상도……合浦·江州·東萊·寧海

전라도……沃溝·木浦·興德·兆陽

풍해도……豊州·甕津

강원도……三陟·杆城

 진의 설치는 국방군으로서의 지방군이 확고한 지위를 갖게 되어 조선조 지방군인 鎭軍의 성립을 가져왔다. 그 뒤 도절제사 道가 다시 복설된 뒤에 도 각 도마다 군의 소재지가 약간의 변화는 있었으나≪世宗實錄地理志≫에는 17개소로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이 하여 도절제사가 파견되는 도(營)와 첨절제사가 파견되는 진으로 정비되는 동시에 이를 유지하는 군사력을 營鎭軍이라 하였다.247) 閔賢九, 앞의 책, 181∼187쪽. 지방군으로서의 영진군은 주로 馬兵으로서 지방 영진에 부방하는 군대였다. 당사 양민이 지는 의무병역은 대개 陸守·騎船軍으로 나눌 수 있다. 육수군의 테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군대로는 번상숙위하는 시위패·영진군 그리고 수성군 등이 있다. 영진군과 수성군은 독자적인 지방의 육수군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영진군이 마병으로 편제된 반면 수성군은 주로 보병으로 편제되어 있었고 그 대우도 매우 열악한 상태에 있었다.

 영진군·수성군 이외에도 陵 등을 수호하는 守護軍과, 해안 요새지에 설치된 영진군의 결함을 메우면서 내륙지방을 수호하기 위한 雜色軍 등이 있었다. 이러한 잡색군은 鄕吏·官奴·無役百姓 및 公私賤口를 망라한 것이었다.248)≪世宗實錄≫권 93, 세종 23년 6월 신미.

 시초에 잡다하게 설치되었던 병종은 세조때에 이르러 正兵으로 일원화 될 때까지 존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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