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Ⅱ. 상업
  • 4. 무역
  • 1) 대외무역의 역사적 배경

1) 대외무역의 역사적 배경

조선 초기의 대외무역 활동과 그 성격 내지 역사적 의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당시 대외무역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고려와 조선이 교체된 14세기 후반에는 동아시아 지역에 급격한 정세변화가 일어났다. 중국 대륙에서 원과 명이 교체되고 인접한 安南에서 黎氏王朝가, 그리고 일본에서는 足利幕府가 성립되었다. 이처럼 동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나라들은 정치적 변혁을 통해 새로운 정치이념을 기반으로 국가를 이룩하는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새로운 국제질서의 확립을 모색하였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조선정부도 사대교린을 특징으로 하는 새국가의 대외정책을 채택 추진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통일민족국가를 지향하는 한국사의 이상은 통일신라 및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러 실현되었다고 본다. 이에 조선정부의 제반 국가정책 목표는 궁극적으로 완성단계의 민족통일국가에 적합한 문물제도를 정비 확립하는 데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성리학을 이념으로 하는 중앙집권적 지배체제, 중농억말적 경제제도, 사회신분 계급질서 및 성리학적 敎學체계를 정비·확립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사대교린정책을 추진하게 되었다. 조선정부가 개국 초부터 사대교린정책을 추진했던 것은 민족통일국가에 알맞은 제반 문물제도를 정비 확립하기 위해서는, 국내정세의 안정은 물론 명·여진·일본·유구 등과의 관계 안정이 필요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주변 민족들과의 부단한 항쟁으로 점철된 고려시대의 대외관계에 대한 역사적 반성은 대외관계의 평온 내지 안정을 위해 사대교린정책을 추진하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정부가 개국 초부터 명에 대한 사대외교와 여진·일본 등에 대한 교린 외교를 펴는 등 사대교린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외교적 의례로서 문화교류와 함께 경제적 교류가 이루어졌다. 즉 대명 사대외교에서 조선의 조공에 대한 명의 賞賜, 또는 대여진·일본 등과의 교린외교에서는 그들의 진상에 대한 조선의 回賜와 같은 형태의 관무역과 사행에 의한 사무역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써 조선정부가 개국 초부터 추진한 사대교린정책은 조선 초기의 대외무역활동과 그 성격 내지 역사적 의의를 규정하는 기본적 요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음에서는 조선정부의 사대교린정책 수행과정에서 명·여진·일본·유구 등과의 사이에 이루어지는 무역거래의 실태를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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