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Ⅰ. 과학
  • 4. 의약과 약학
  • 2)≪향약집성방≫의 편찬과 간행
  • (1) 편찬 배경과 과정

(1) 편찬 배경과 과정

 ≪鄕藥集成方≫의 편찬은 조선 전기 향약의 이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조선초까지도 우리 나라에서 의술에 이용되던 주된 의서와 약재는 중국의 것이었다. 그런데 중국 의서에 따른 중국 약재의 사용은 약재 구입이라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고려 때부터 계속해서 학문체계를 갖춘 의료의 수요가 차차 늘어남에 따라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따라서 고려 중기의≪향약구급방≫의 출간 이후 조선초까지 계속해서 여러 가지의 향약 장려책이 시행되었으며 여러 종류의 향약 관련 서적들이 출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 때까지 향약에 대한 철저한 연구 정리와 이해 보급은 아직 불충분했다.≪향약집성방≫의 서문에서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기존의 향약에 관한 책자의 발간으로) 사람들이 모두 자국산의 약재를 구하기 쉽고 질병을 치료하는 데 편리하게 되었으나, 의서를 찍어낸 것이 중국보다 적고 약 이름이 중국과 다른 것은 오히려 더 많아 의술을 펴는 사람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표현하고 있다.≪향약집성방≫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편찬되었다. 중국 의서에 적혀 있는 약재들의 국내 생산 여부를 확인하고, 국내에서 나는 것의 藥性이 중국 것과 똑같은가를 확인하는 한편, 국내 향약을 중심으로 한 처방과 이론을 정리할 필요성에서≪향약집성방≫85권이 만들어졌다.

 ≪향약집성방≫은 고려의 의서 및 조선초의 經驗方과 중국의 당·송·명초의 의서들을 취합하고 거기에 당시 일일이 바로잡았던 향약을 배정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특기할 사항은≪향약집성방≫이 이전까지의 향약의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의 향약서 중 우선 살펴볼 것은≪향약제생집성방≫으로, 이는≪향약집성방≫의 모체가 되었는데 오늘날 전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책의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향약제생집성방≫은 이전에 있었던≪삼화자향약방≫과≪향약간이방≫ 등을 대신하기 위해 특별히 濟生院에서 편찬한 것이다. 趙浚·金士衡·權仲和·金希善 등이 여러 의서를 고찰하고 국내의 경험방을 가려 뽑아 따로 이 책을 완성하였다. 이≪향약제생집성방≫은 태조 7년(1398) 8월에 편찬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정종 원년) 5월에 완성되었는데, 338개의 病症과 2,803개의 처방이 30권으로 나뉘어 실려 있었다.

 ≪향약제생집성방≫ 다음으로 편찬된 책은≪향약채취월령≫이다. 이 책은 고려말 이후 수요가 증가한 향약의 채취에 실제적 도움을 주기 위하여 편찬되었다. 이 책은 1년 12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생산되는 약재에 대해 약명·산지·藥味·약성과 약 말리는 법 등을 월별로 기록하였다. 향약의 약성·약미 등 분류된 여러 특성들은 반드시 사신을 수행하는 의관 편에 중국에 보내져 중국 의관들과의 토론을 거쳐 그 올바름을 재차 확인한 다음 수록되었다.≪향약채취월령≫은 세종 10년(1428) 윤 4월에 兪孝通·盧重禮·朴允德 등이 왕명으로 편찬하기 시작하여 세종 13년 12월에 완성·간행하였다.

 ≪향약집성방≫85권은 세종 13년 가을에 이미 출간된 바 있는≪향약제생집성방≫을 확장·증보하여 더욱 완벽한 향약서를 만들라는 왕명에 따라 편찬이 시작되었다. 그리하여 세종 15년 6월,≪향약제생집성방≫을 기본으로 하여 병증을 338개에서 959개로, 처방을 2,803개에서 10,706개로 늘리는 한편, 침구법 1,476조와 향약본초, 포제법(약재를 굽고 말리는 법) 등을 덧붙여≪향약집성방≫을 완성하였다.≪향약집성방≫안에 들어 있는 본초의 내용은 다음의<표>와 같다.

분 류 등 급 약 명 분 류 등 급 약 명
石部 상품
중품
하품
雲母 외 15종
食鹽 외 42종
伏龍肝 외 52종
禽部 상품
중품
하품
丹雄鷄 외 18종
雀卵 외 6종
鴟頭 외 18종
草部 상품지상
상품지하
중품지상
중품지하
하품지상
하품지하
藍精 외 29종
藍實 외 22종
乾薑 외 26종
艾葉 외 22종
半夏 외 20종
商陸 외 44종
蟲魚部 상품
중품
하품
石蜜 외 17종
蝟皮 외 26종
蟾墓 외 34종
果部 상품
중품
하품
藕實 외 9종
梅實 외 5종
桃核仁 외 10종
木部 상품
중품
하품
松脂 외 27종
桑根白皮 외 33종
蜀椒 외 15종
米穀部 상품
중품
하품
胡麻 외 5종
生大豆 외 22종
醋 외 6종
人部   亂髮 외 18종 菜部 상품
중품
하품
冬葵子 외 17종
蓼實 외 9종
苦瓠 외 12종
獻部 상품
중품
하품
麝香 외 11종
白馬莖 외 53종
豚卵 외 19종

<표>≪향약집성방≫의 본초내용

 물론≪향약집성방≫의 기본이 된 책은≪향약제생집성방≫이었지만, 이 밖에도≪삼화자향약방≫·≪향약간이방≫·≪향약구급방≫·≪鄕藥古方≫·≪東人經驗方≫·≪鄕藥惠民經驗方≫·≪濟衆立效方≫등 우리 나라 고유 의서뿐만 아니라,≪太平聖惠方≫·≪聖濟總錄≫등 중국 의서 백 수십여 종이 방대하게 참고되었다.

 이 책은 세종 13년 8월에 전라·강원 양도에서 나누어 간행되었다. 그 후 성종 9년(1478)에 복인본이 인출되었고 인조 11년(1633)에 훈련도감에서 소활자로 다시 간행하기도 하였다.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