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Ⅳ. 예술
  • 4. 회화
  • 1) 고려전통의 계승과 중국화풍의 수용
  • (1) 고려전통의 수용

(1) 고려전통의 수용

 비록 고려와 조선왕조 사이에는 정치적·사상적 차이가 현저하였던 것이 사실이며 이는 미술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 대동소이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불교를 바탕으로 한 고려의 靑磁와 유교를 기반으로 한 조선의 白磁가 보여 주는 차이는 두 왕조의 문화적 성격의 상이함을 잘 드러내 준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고려의 청자와 조선의 粉靑砂器를 비교하여 보면 두 왕조 사이에 불가분의 문화적 연결고리가 맺어져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의 분청사기는 고려의 청자와 마찬가지로 푸른색 유약을 입혔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다만 유약을 입히기 전에 白土粉粧을 했다는 점이 두드러진 차이인 것이다. 이것은 곧 고려의 미술문화와 조선의 미술문화가 지니고 있는 공통점과 차이점이라 하겠다. 이러한 점이 고려의 회화와 조선 초기의 회화 사이에도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관계를 도자기의 경우처럼 여실히 보여주는 유존작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정을 내리기 어려울 뿐이다.

 조선 초기의 회화가 고려시대의 전통을 계승하였는가의 문제는 다음에서 알 수 있다.

① 고려시대의 圖畵院이라는 화원이 그대로 조선 초기에 계승된 사실 ② 고려시대에 전해져 자리잡은 北宋代 文同과 蘇軾 등의 湖州竹派 墨竹畵의 화풍과 화론이 조선 초기에 이어진 사실 ③ 고려시대에 수용되어 고려 불화 등에 구사된 북송대 郭熙派 화풍의 전통이 조선 초기에 安堅派 화풍 형성에 토대가 된 사실 ④ 고려시대에 수용되어 유행한 瀟湘八景圖가 조선시대로 이어져 초기부터 크게 풍미한 사실 ⑤ 고려시대에 유행한 文人契會와 契會圖의 전통이 조선 초기로 계승된 사실 ⑥ 고려시대에 수용되어 자리잡은 趙孟頫의 松雪體 서예가 조선 초기에 이어져 安平大君의 독자적 서체를 형성하게 된 사실 ⑦ 고려 후기 佛敎繪畵의 전통이 조선 초기로 계승된 사실

 이러한 사실들로 볼 때 조선 초기 회화가 고려시대의 전통을 계승하였다는 점은 분명하게 확인된다.758) 安輝濬,<朝鮮王朝時代의 繪畵-初期의 繪畵를 中心으로->(≪심포지엄 韓國美術史의 現況≫, 翰林科學院叢書 7, 圖書出版 藝耕, 1992), 315∼316쪽. 고려시대에는 중국 宋·元代 회화를 수용하여 자체의 여러 가지 화풍을 형성하였던 것인데, 이것들 대부분이 조선의 화단으로 전승되어 조선 초기의 화풍을 이루는데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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