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Ⅳ. 예술
  • 6. 공예
  • 2) 목칠공예
  • (2) 칠공예

(2) 칠공예

 고려시대에 세밀하고 정교하며 화려하게 장식되었던 나전칠기는 조선시대에 들어와 계속 발전하였으며, 일반인의 생활 속 깊이 파고 들어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특히 조선시대의 칠기는 고려시대 칠기에서 사용되었던 伏彩法이나 금속선을 나전과 더불어 쓰지 않았다. 또 고려칠기에서는 전기에는 樹木을 기면에 배치하여 동양화적인 효과를 시도하였고 후기에 이르러서는 작고 세밀하며 정교한 문양을 전면에 여기저기 또는 반복하여 사용하면서 시각적이고도 도안적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 노력하였다. 이에 비해 조선 초기 나전칠기에서는 당초문을 주로 사용하면서 도안적 효과를 노렸고 후기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복과 수명을 연장케 하며 벽사적 뜻이 다분히 담긴 十長生文樣·花蝶文樣·蹁蝠文樣 등을 사용하여 회화적인 문양으로 그 경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즉 조선 전기 작품들은 花瓣·草葉 등을 굵직굵직하고 큼직큼직하게 표현한 보상당초문으로 칠기면을 덮는 방식인데, 이 수법도 고려의 전통을 이어받았다고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칠기는 고려청자 등에서 보이는 복잡하면서도 말끔한 모습과는 달리 정비되지 않은 자유분방하고 어색한 구도로 공간을 많이 남기는 시문상의 특징을 갖고 있다.

 조선시대의 목칠관계부서와 京工匠·外工匠의 정원을 살펴보면 기원전 3세기부터 칠공예를 익혀온 우리의 선조들이 목칠공예를 얼마나 중요시하였는가를 알 수 있다. 목칠관계부서는 工曹·尙衣院·軍器寺·繕工監·校書館·奉常寺·掌樂院·內需寺·造紙署·內資寺·內贍寺·歸厚署 등이 있었다.

 또한 경공장에는 木匠·彫刻匠·刻字匠·木梳匠·木纓匠·風物匠·桶匠·表筒匠·漆匠·螺鈿匠·磨造匠·油漆匠·竹匠·竹梳匠·簾匠·箴匠·簟匠·汗致匠·籩篚匠·涼太匠·雨傘匠 등이 속하였다. 외공장에는 木匠·彫刻匠·漆匠·磨造匠·梳匠·扇子匠·箱子匠·簟匠이 속해 있었다. 목칠관계부서와 여기에 소속된 경공장 및 외공장의 배치 인원수를 보면 다음의<표 1>·<표 2>와 같다.

 

 












 




 








 




 


 


 








工 曹
尙 衣 院
軍 器 寺
繕 工 監
校 書 館
奉 常 寺
掌 樂 院
內 需 寺
造 紙 署
內 資 寺
內 贍 寺
歸 厚 署


4
60
2


2
2


4
2
4

10
8






 




14






 
2
2









 
4










 

8




4




 



10







 
2










 
10
8
12








2
2
2









 

4
12
8







 

2
2








 
2


20







 
2
2









 



14




8


 

10







2
2
 



10







 
2










 





4





 

2









 



10







 

<표 1>경 공 장

 

 




 




 






 
경 기 도
충 청 도
경 상 도
전 라 도
강 원 도
황 해 도
영 안 도
평 안 도
37
56
69
59
28
26
22
26
1
1


1

1
1
3
56
73
61
28
26
20
27

2
4
5
6
7

 


2
10
2


 


6
2



 


6
4
2


 





3

 

<표 2>외 공 장

 그리고 목칠공예에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목재를 사용하였다.

소나무(적송·육송)·회송·잣나무·전나무·분비나무·가문비나무·이깔나무·주목·비자나무·감나무·고염나무·은행나무·호두나무·가래나무·배나무·팥배나무·산사나무·모과나무·마가목·대추나무·가시나무·개오동나무·느티나무·느릅나무·팽나무·때죽나무·다릅나무·회화나무·오동나무·엄나무·참죽나무·고로쇠나무·단풍나무·거제수나무·박달나무·자작나무·오리나무·피나무·물푸레나무·후박나무·뽕나무·회양목·버드나무·대나무

 고려시대부터 섬세·정교·치밀한 기법을 사용하던 나전칠공예의 양식수법과 기법을 받아들여 조선 초기의 특색을 발휘하였던 칠공예의 종류는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첫째 칠을 채취하고 나무에 따라 분류하면 髹漆·黃漆·옻칠(漆)이 있다.

 둘째 사용법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乾漆 ; 기물 위에 엷은 칠의 막을 입히는 보통의 옻칠 剔紅 ; 칠을 두껍게 하고 새김질을 하는 것 平脫 漆畵 ;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방법이며 칠이 마르기 전에 금·은분이나 색분을 뿌려 무늬를 나타내는 ‘蒔繪’ 箔繪 ; 금박으로 무늬를 나타내는 것 鎗金 ; 칠면을 음각하여 금박을 상감하는 것 塡漆 ; 색칠을 가지고 상감하는 것 堆錦 ; 여러 가지 채색의 칠을 종이장처럼 만들어 무늬만큼 오려서 붙이는 방법인데 琉球에서 많이 사용함 螺鈿 ; 조개껍질·소라껍질·거북껍질(玳瑁)을 오려 붙여 감장하는 수법

 이외에 동선·은선을 기면에 나전과 더불어 감입하는 수법도 있다.

 이상과 같이 조선 초기의 목칠공예는 고려시대의 섬세·정교하고 치밀하며 화려한 나전칠공예 기법이 계승되어 발전하는 듯하였으나, 기타 공예의 기술과 금공기술의 퇴화로 고려 때와 같이 수준높은 발전을 보지 못하고 자유분방하고 평민적이며 단순화된 기법으로 퇴화되었다. 반면에 목공예가 감각적이면서 도안적이고 견고하며 실용적으로 발전한 것은 조선 초기의 문화적 발전과 미의식의 참다운 발견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사용된 목재 종류 역시 이 땅에서 생성되는 모든 목재임을 볼 때 선조들의 지혜에 감탄하게 된다.

<李浩官>

개요
팝업창 닫기
책목차 글자확대 글자축소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페이지상단이동 오류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