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 연간에서 현종 연간까지의 정치사는 붕당정치가 가장 안정된 모습을 갖춘 형세라고 할 수 있다. 붕당정치란 중앙 정계에서 활동하는 정치집단이 붕당 형태를 띠고, 그러한 붕당이 복수로 존재하면서 상대방을 함께 국정을 논의할 상대로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견해를 달리 하여 서로 대립하고 견제하는 정치운영 형태를 말한다.0288)李成茂·鄭萬祚 외,≪朝鮮後期 黨爭의 綜合的 檢討≫(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92).
李泰鎭,<朝鮮中·後期 政治史 理解의 방향>(≪朝鮮後期의 政治와 軍營制 變遷≫, 韓國硏究院, 1985). 인조반정 이후 서인과 남인이라는 두 붕당이 중앙 정치무대에 공존하면서 대체로 서인이 정국을 주도하고 남인이 이에 대해 견제하고 비판하는 형세였다. 서인과 남인은 서로 대립하면서도 상대방을 정국 운영에 함께 참여할 상대로 인정하여 균형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균형은 현종 15년(1674) 현종에서 숙종으로 왕위가 승계되는 시기를 전후하여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현종 연간의 서인과 남인의 대립에서 가장 부각되었던 쟁점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왕실의 복제논쟁, 이른바 禮訟이었다. 현종 즉위년부터 이듬해까지 진행된 제1차 논쟁에서는 서인의 주장이 채택되어 서인이 주도하는 정국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현종 몰년(1674)의 제2차 논쟁에서는 남인의 주장이 채택됨으로써 남인이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었고, 정국은 전반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정국을 주도하는 붕당이 교체된 것은 인조반정 이래 붕당정치의 전개 과정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게 붕당과 붕당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깨고 정국을 주도하는 붕당과 견제하는 붕당이 서로 교체됨으로써 정국이 급격하게 전환하는 것을 ‘換局’이라 한다.0289)洪順敏,<肅宗初期의 政治構造와 ‘換局’>(≪韓國史論≫15, 서울大 ,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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