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2. 상품의 유통
  • 3) 상업도시의 형성
  • (1) 전국적 시장권의 형성

(1) 전국적 시장권의 형성

 17세기 후반 이후 농업생산력의 발전과 사회적 분업의 진전에 기초하여 상품화폐경제가 크게 발달하였다. 그 결과 육상교통과 해상교통이 진전되었으며, 이는 각 지역의 유통시장의 번성을 초래하였다. 육상에서는 대장시와 중소장시 사이의 연계망이 형성되면서 지역적 시장권이 형성되었고, 해상에서는 포구가 상품유통의 거점화하는 가운데 대포구는 전국적 상품유통의 중심으로서 성장하였다. 특히 해상교통이 발달하면서 18세기 이후에는 전국 연해지역을 육상으로 연결하는 총 10,526里의 沿路와 더불어 경강에서 함경도 慶興과 두만강으로 들어가는 뱃길, 경강에서 義州까지의 뱃길, 海南에서 濟州에 이르는 뱃길 등 전국을 해상으로 연결하는 세 가지 海路가 경강을 중심으로 완전하게 연결되었다. 조선 후기 교통망은 이와 같은 연로와 해로, 그리고 9대 幹線道路網으로 구성되었고, 이를 통하여 전국이 육상과 해상으로 완전히 연결되고 있었다.

 또한 17세기말에 유통되기 시작한 금속화폐인 常平通寶의 유통지역도 상품화폐경제의 발전을 반영하여 18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확대되었다. 상평통보는 서울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통용되기 시작하였는데, 경종 초년에는 서북지역과 동남 근해지역에까지 유통지역이 확대되었고, 영조 초년에 이르러서는 함경도의 마천령 이북지역에까지 유통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화폐의 전국적 유통은 전국이 단일한 상품유통권으로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육상교통·해상교통의 발달로 인한 상품유통권의 확대와 화폐유통의 전국적 확산은 새로운 유통시장의 창출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18세기말 이후 지방장시의 대형화추세와 연결되면서 상품유통경제를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시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지역내의 상품유통권과 전국적 상품유통의 중심지였던 대포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조선 후기의 상품유통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단일한 상품유통권으로 통합되어 갔던 것이다. 즉 포구시장권과 장시시장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전국적 시장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장권을 기반으로 농촌에서 생산된 생산물이 농촌장시를 통하여 중간도매상에게 매집되고, 이는 포구가 있는 산지 매집상에게 모였으며, 이는 다시 선상과 포구주인층에 의하여 서울이나 다른 유통지역으로 운반되는 체제가 완성되었다. 이러한 체제는 대체로 18세기 중·후반을 거치면서 완결되었다. 이른바 전국적 시장권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0991) 이상 전국적 시장권의 형성에 대해서는 高東煥, 앞의 글(199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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