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Ⅲ. 민속과 의식주
  • 1. 촌락제의와 놀이
  • 1) 촌락제의
  • (3) 제장과 단당

(3) 제장과 단당

 촌락제의 장소(祭場)는 산위·산기슭·평지·길가·동네 안·큰 바위 밑이나 큰 나무 밑 등이다. 산에 있는 경우는 산신계이고 평지·길가·동네 안에 있는 경우는 역신이나 서낭신의 경우가 많다.

 산은 높기 때문에 인적이 드물어 속되거나 오염되지 않았을 뿐더러 하늘에 접근하기 쉽다. 그래서 산꼭대기에 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다. 그러나 농경생활이 정착되어 수렵이나 채취생활을 할 때보다 산에 올라갈 일이 적어졌고 일이 바빠 산 위에까지 올라갈 시간이 없게 되었다. 또 인간의 공리성 때문에 산에 올라가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어 제장을 산 중턱으로 끌어내리게 되었다. 제장이 근래에 들어 이동한 셈이다.

 평지·동네·길가에 신을 모시는 것은 신과 가까이 있게 하여 목적달성을 위하여 수시로 접할 수 있도록 하는 편의에서였다. 서낭신·여역신은 생활주변에서 수시로 제의할 필요성이 있었으니 마을 주변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제장은 신이 거처하고 신을 제사하는 신성한 곳이므로 그 표시로 壇이나 堂을 마련하고 위치도 큰 바위나 큰 나무 밑에 설정하였다. 제장 근처의 나무는, 神木으로 벨 수 없어 당의 오랜 역사에서 거목이 된 경우가 많다.

 단에는 흙을 쌓은 토단과 돌을 쌓은 석단이 있다. 토단은 땅에서 한두 자쯤 높이로 원 또는 사각으로 흙을 쌓고 단 위에 신령을 모시고 제물을 진설하여 제의를 거행한다. 토단에서 노력을 들이고 협동해서 돌을 쌓아 석단 또는 석축단으로 발전하고, 다시 신과 신역이 비바람에 시달리지 않도록 집을 지어 堂宇로 발전한다.

 당우는 짚 또는 기와로 지붕을 이고 크기는 단칸에서 두 칸, 세 칸으로 규모가 커지는데 신제와 관련되는 집단의 성의와 재정능력에 따라 다르다. 당집 안에는 대개 정면에 位牌를 놓거나 紙榜을 써 붙이거나 神像을 걸어 둔다. 평상시에는 아무 것도 놓지 않았다가 제의 때만 위패를 놓는 일도 있다.

 당집을 유지하는 촌락은 제의에 대한 의식이 강하고 신앙심과 참여의식 또한 강하다. 훌륭한 당우가 많았는데 일제를 거쳐 현대에 들어오면서 소멸되어 가는 것은 그 만큼 믿음이 줄었기 때문이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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