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2. 미술
  • 4) 공예
  • (1) 도자공예

가. 숙종·영조시기(18세기 전반)

 조선 후기는 정치·사회·문화의 각 방면에서 변화가 컸던 시기였다. 특히 18세기 전반은 숙종·영조의 시기로 문화의 새로운 시작의 시기였다. 이 시기는 실학의 발전이 두드러졌으며 농업생산력의 발달과 더불어 상품·화폐경제의 발전이 크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적 추세를 배경으로 조선시대 백자에 있어서 고전적인 유백색 또는 雪白色의 白瓷제작이 이루어졌으며 그 제작의 중심이 경기도 廣州郡 南終面 金沙里였다.

 현재의 광주 일대의 白瓷窯址 중에서 금사리요지 출토의 백자편과 유사한 백자를 제작하던 곳으로 1710년대 전후의 宮坪里요지 외에 1720년대의 五香里(당시 五陽洞)요지가 있었음을 다음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732)尹龍二,<朝鮮時代 分院의 成立과 變遷에 관한 硏究>(一)·(二)(≪考古美術≫149·151, 朝鮮美術史學會, 1981).

본원(司甕院) 燔造所를 丁酉년간 場內 實村面 五陽洞에 移設하였다(≪承政院日記≫528책, 경종 즉위년 12월 17일).

 위와 같은 사실로 보아 현재의 實村面 五香里요지에서 적어도 숙종 43년(1717)부터 경종 즉위년(1720)까지는 제작활동을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경종 원년부터 영조 원년(1725)까지는 광주 牛川邊의 가마로 현재의 退村面 觀音里 일대의 요지에서 제작활동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사리요에서는 영조 2년경부터 分院里로 요를 옮기는 영조 27년까지 25년 동안 제작활동을 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숙종 36년 전후에는 궁평리요에서, 숙종 43년부터 경종 즉위년까지는 오향리요로, 그리고 경종 원년(1721)부터 영조 원년까지는 관음리요로, 영조 2년부터 27년까지는 금사리요로 요를 옮기면서 제작활동을 하였다. 흔히 금사리요의 백자로 특징짓는 유백색·설백색의 견치한 백자가 이미 1700년 전후부터 제작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금사리요의 제작시기를 임진왜란 이후인 선조 말(1600년경)부터 영조 28년(1752)년 분원리로 요를 옮길 때까지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1980년대의 광주 일대의 요지조사와≪承政院日記≫등의 문헌자료의 발견 및 확인에 의해 영조 2년부터 27년까지를 존재시기로 볼 수 있다.

 18세기 전반의 편년자료로는 숙종 28년의 白瓷靑畵尹敍續墓誌, 숙종 31년의 白瓷靑畵李士實墓誌, 숙종 33년의 白瓷靑畵沈益善墓誌, 숙종 38년의 白瓷靑畵李莯墓誌, 숙종 39년의 白瓷靑畵黃璡墓誌, 경종 4년 전후의 白瓷鐵畵「進上茶甁」銘甁, 영조 5년의 白瓷鐵畵李玄錫墓誌, 영조 6년의 白瓷靑畵金孝俊墓誌, 영조 15년의 白瓷靑畵朴公墓誌, 영조 24년의 白瓷靑畵李時煥夫人慶州金氏墓誌, 영조 25년의 白瓷靑畵李瑞墓誌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편년자료를 살펴보면 숙종 26년(1700)을 전후해서 백자의 색이 회백색에서 유백색으로 바뀌고 있음을 숙종 9년의 白瓷靑畵淑人南陽洪氏墓誌와 숙종 28년의 백자청화윤서속묘지 등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점과 숙종 말(1710년대) 궁평리요지에서 발견된 철화백자편, 경종 4년 무렵의 백자철화「진상다병」명병의 존재, 금사리요지에서 발견된 철화백자편의 존재로 보아 경종 말부터 영조 초(1720∼30년대)까지 철화백자의 제작이 계속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존하는 白瓷鐵畵葡萄紋大壺(이화여대박물관 소장)가 이 시기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항아리의 釉色이 유백색인 점, 항아리의 口部가 직립되고 장신형인 점을 들 수 있다.

 1730∼40년대 금사리요에서는 유백색 또는 설백색의 백자를 바탕으로 풍만하게 이루어진 둥근달항아리를 비롯한 장신형의 항아리, 다면의 角항아리 등의 다양한 항아리들과 굽이 높아진 각종 제기의 등장, 그리고 각과 면을 다듬은 甁·壺의 등장과 청화로 간결하게 난초·패랭이·매화·대·국화 등이 시문된 鉢·병·호·접시 그리고 秋草紋으로 불리는 야생의 풀들을 간결하게 시문한 격조 높은 청화백자의 제작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현존하는 백자 중에서 대표적 작품은 백자달항아리(<사진 1>,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백자호, 백자청화죽문각병(<사진 2>), 백자청화난죽문표형병, 백자청화매죽문각병, 백자청화운룡문항아리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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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白瓷 달항아리
<사진 1>白瓷 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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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白瓷靑畵竹紋角甁
<사진 2>白瓷靑畵竹紋角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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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18세기 전반은 유명한 광주 금사리요를 중심으로 조선 후기의 정치·사회·문화의 안정과 발전에 따라 백자에 있어 고전적인 유백색·설백색의 백자달항아리를 비롯하여 간결한 추초문의 청화백자호·병들, 굽이 높은 제기의 등장, 각과 면을 깎은 병·호·접시의 등장으로 조선 후기 백자의 시작이 이루어졌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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