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조선 시대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 음악
  • 3) 악조와 음악양식 및 기보법
  • (1) 악조의 역사적 변천

(1) 악조의 역사적 변천

 음악의 선율구조를 규정짓는 樂調의 변천은 양란 이후에 전개된 조선 후기 음악사의 한 특징으로 꼽힌다. 임진왜란 직후에 나타난 악조의 변천은 우리 나라 음악사에서 시대구분의 한 준거틀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그것은 조선시대 음악사의 전개과정에서 무시될 수 없다. 조선 초기≪악학궤범≫에 의하면, 악조는 調(key)와 旋法(mode)에 따라서 확실히 구분됐으므로 서로 달랐다. 그러나 악조에서 조명과 선법명의 구별은 임진왜란 이후에는 없어졌으니≪梁琴新譜≫(광해 2:1610)의 4조가 그 실례이다.

 平調·平調界面調·羽調·羽調界面調라는≪양금신보≫의 네 악조는 조명과 선법명의 혼합으로 인하여 이해하기 어렵게 변천됐다.≪양금신보≫의 우조는 청황종을 중심음 곧 宮으로 삼은 평조선법의 악조이고, 평조는 임종을 궁으로 삼은 평조선법의 악조이며, 평조계면조는 임종을 중심음으로 삼은 계면조선법의 악조이고, 우조계면조는 청황종을 궁으로 삼은 계면조의 악조이다.812)李惠求, 앞의 글(1957), 46∼47쪽. 여기서 네 악조의 이해를 가로막는 문제의 핵심은≪양금신보≫시절에 이르러 조명과 선법명의 무분별한 혼용에 있다.

 본래 평조라는 명칭이≪악학궤범≫시절에는 선법명으로만 사용됐지만≪양금신보≫시절에는 조명과 선법명으로 모두 사용됐다.≪양금신보≫4조 중 평조계면조라는 악조명의 평조는 임종을 뜻하는 조명으로 사용된 실례이고, 평조라는 악조명의 평조는 조명과 선법명의 혼합으로 쓰인 실례이다. 본래 우조라는 명칭이≪악학궤범≫시절에는 조명으로만 사용됐지만≪양금신보≫의 우조는 조명과 선법명으로 모두 사용됐다. 실례를 들건대 우조계면조라는 악조명의 우조는 청황종을 뜻하는 조명으로 사용됐지만, 우조라는 악조명의 우조는 조명과 선법명으로 모두 사용됐다.

 ≪양금신보≫의 네 악조가 17세기를 거쳐 18세기에 이르면서도 그대로 전승됐음을≪어은보≫(숙종 45:1719)와≪한금신보≫(경종 4:1724) 및≪유예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어은보≫에서는 平界 또는 平界面調, 羽界 또는 羽界面調라는 약간 다른 악조명이 사용됐다.813)≪韓琴新譜≫및≪漁隱譜≫는 1985년 國立國樂院에서 펴낸 영인본(≪韓國音樂學資料叢書≫17) 참조. 평계나 평계면조는 평조계면조의 약칭이고 우계나 우계면조도 우조계면조의 준말이기 때문에≪양금신보≫의 4조가 18세기까지 그대로 전승됐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르러 악조의 변천이 나타났다.

 우조·계면조·평계면조가≪삼죽금보≫에 사용됐고 우조와 계면조가≪현금오음통론≫(고종 23:1886)·≪학포금보≫등의 거문고악보에서 사용됐다.≪삼죽금보≫의 우조는≪양금신보≫의 우조와 같고 계면조는 우조계면조에 해당된다. 평계면조는 평조계면조의 준말이므로 19세기에 이르자≪양금신보≫4조 중에 평조가 사라졌고 나머지 세 악조만이 사용됐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에 이르면서≪양금신보≫의 평조계면조도 역시 없어짐에 따라서≪양금신보≫의 4조 가운데 오직 우조와 우조계면조만이 우조와 계면조라는 명칭으로 사용됐다.814)宋芳松, 앞의 책(1984), 483쪽의 표 54 참조. 19세기 후반기의 우조와 계면조라는 악조명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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