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식·어윤중 등의 개화파가 중심이 되어 중국에 들어와 있는 서양의 선진 과학기술 및 병기 제조기술을 학습하고 도입하기 위해 조선조정은 청국측과 약정을 체결하고 1881년 9월 26일 중국의 天津機器局에 공학도를 파견하게 되었다.⁰⁴⁷⁾ 權錫奉,＜領選使行에 대한 一考察＞(≪歷史學報≫17·18, 1962) 참조. 당시 천진기기국은 주로 독일 크루프회사의 서양기술이 도입되어 있었다. 이 때의 領選使 일행은 관리 12명, 隨從 19명, 학도 20명, 工匠 18명 등을 비롯해서 모두 69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 관리와 학도들이 사사로이 거느린 하인들이 14명이었으므로,⁰⁴⁸⁾ 金允植,≪陰晴史≫상, 고종 18년 10월 29일(국사편찬위원회 편, 14쪽). 실제의 단원수는 83명이나 되었다. 이 때 파견된 영선사 일행의 단원 구성과 천진기기국의 배치상황은 다음과 같다.⁰⁴⁹⁾ 金允植,≪陰晴史≫상, 고종 19년 2월 11일(83∼86쪽) 참조.

領選使：金允植 從事官：尹泰駿 別遣堂上：卞元圭·李根培 官　辯：白樂倫 譯　官：崔性學 등(이상 관리 12명, 수종 19명) 工　匠：金元永 등 18명 學　徒：高永喆 등 20명

그러나 중국에 파견한 이 병기학습 유학생은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1년 만에 학습이 중단되어 1882년 10월 모두 철수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① 1882년 6월 본국에서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그 소식을 들은 유학생들이 낙심하여 학습장에 나가지 않고 귀국을 원했으며, ② 38명의 유학생 중 절반인 19명이 학습 도중에 탈락하여 이미 귀국해 버렸고, ③ 경비·재정조달이 불충분했으며, ④ 서울에 機器廠을 설치하려는 계획이 수립되었으므로 본국에서도 학습이 가능한 것으로 예견되었기 때문이었다.

영선사 일행의 파견은 짧았으나 그 영향은 상당히 컸다. 즉 ① 이 때 파견된 공학도들에 의하여 처음으로 서양의 선진 과학기술이 체계적으로 학습되어 도입되었으며, ② 각종 서양식 현대기계⁰⁵⁰⁾ 金允植,≪陰晴史≫하, 고종 19년 10월 15일(212∼213쪽) 참조.와 과학기술 서적이 대량으로 도입되었고,⁰⁵¹⁾ 金允植,≪陰晴史≫하, 고종 19년 4월 26일(144∼145쪽) 참조. 우리 나라 최초의 근대 병기공장인 기기창이 1883년 3월 서울 삼청동 북창에 건립되었다.⁰⁵²⁾ 金允植,≪陰晴史≫하, 고종 20년 4월(22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