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근대
  • 43권 국권회복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 의병전쟁의 발전
  • 1) 서울진공작전의 실패와 근거지문제
  • (2) 유인석의 지구전론과 근거지 문제

(2) 유인석의 지구전론과 근거지 문제

柳麟錫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청일전쟁 직후인 1896년부터 의병장으로 등장한 의병전쟁의 선구자요, 李恒老를 연원으로 하는 위정척사학파의 정맥에 속하는 유학자이다.

13도 창의대진소가 서울진공작전을 벌이고 있을 무렵, 그는 각기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서울에 체류하고 있었다. 그는 대진소에<與諸陣別紙>1259)柳麟錫,≪毅菴集≫권 25.를 보내어 속전속결론이 아주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함과 동시에 지구전론을 전개하고 있다.

<별지>에서 그는 지금 동남지방의 의병진이 近畿지방에 모여 서울에 입성한다는 소문이 들려오는데, 이것은 쾌사가 아닌 것은 아니나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간고한 투쟁경험이 있었고 적의 역량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와같은 경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과연 서울진공작전은 일대 장거이기는 하지만 적의 전투역량을 충분히 타산한 작전이라곤 말 할 수 없다.

<별지>는 이어서 지금 취할 수 있는 상책은 각 지방의 의병부대들이 서로 연계해서 지구전을 벌이는 것이다. 그래서 일제가 통치체계를 정비하고 확립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만약에 이와 같은 상책이 불가능하면 ‘北計’가 만전책이다. 지구전을 하려면 근거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근거지를 어디에 구축할 것인가. 첫째는 지리적 조건을 고려해서 백두산과 그 주변 고을에 두어야 한다.

생각건대 백두산은 일국의 뿌리이다. 그 주변에 있는 무산·삼수·갑산·장진·자성·후창·강계 등 여러 고을은 절험해서 지키기에 요충지가 될만 하다. 여기에 의거하면 큰 일을 할 수 있다.

또한 이 지역에는 무장투쟁을 지속할 수 있는 인적 및 물적 조건이 구비되어 있다.

서북인들은 强勁하고 포를 쏘는 데 능숙하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은 북간도와 서간도에 연결되어 있는데 우리 동포가 아주 많다. 듣건대 우리에게 호응할 기세가 있다 하니 이와 서로 연결하면 병력도 기를 수 있고, 財穀도 마련할 수 있고, 또한 무기도 만들거나 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지역은 청·러시아와 연결되어 있으니 국제적 조건이 유리하다. 그러나 청은 약하고 러시아는 강하기 때문에 우선 러시아 접경 지역에 근거지를 건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았다.

이와 같이 근거지를 구축해서 여기에 전국의 정예부대를 집결시켜 활동을 시작하면 그것이 타 지방에 파급될 것이다. 그래서 좋은 기회를 기다려서 전국이 움직이면 대사를 이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유인석이 제기한 근거지 구상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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