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설립은 불교·천도교 등 기독교 이외의 종교에 의해서도 활발히 전개되었다. 조선왕조 5백년 동안 불교는 억불정책에 의해 산중불교로 변하여 세속에서의 활동이 억제되어 왔다. 그러나 문호개방 초기에 李東仁·卓挺埴·李允杲·車弘植 등 일부 승려들이 개화운동에 참여하면서 재래의 불교 교육기관인 講院에서 서양학문으로 개화세력을 양성했던 것으로 논급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의 개화운동에 참여했던 이동인이 행방불명되고 탁정식이 1883년 일본에서 병사함으로서 불교계의 개화운동은 기대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였다.¹²³⁾南都泳,＜近代佛敎의敎育活動＞(≪近代韓國佛敎史論≫, 佛敎史學會, 1988), 209∼263쪽. 그러나 광무년간에 이르자 李寶潭·洪月初 등이 일본 정토종 이노우에(井上玄辰)의 후원을 얻어 원흥사에 불교연구회를 조직하고 明進學校를 설립 경영하였다. 이후 전국 사찰의 재원을 이용한 사립학교 설립이 이루어졌다.¹²⁴⁾남도영, 위의 글.

　명진학교에는 玄采·張志淵·尹孝定·申海永 등 국가자강주의 인사들이 출강하였고, 이 학교 출신의 한용운이 한국 불교가 친일의 늪으로 빠져들어 가는 상황에서 朴漢永·白龍城·白初月 등과 적극적인 민족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명진학교 교육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¹²⁵⁾金昌洙,＜불교＞(≪한민족독립운동사≫9, 국사편찬위원회, 1991), 494∼529쪽.

　동학운동세력의 일부가 정부의 탄압을 벗어나기 위하여 진보회·일진회 등을 조직하고 친일세력화하자 1905년 12월 1일 손병희는 동학을 천도교라 개칭하고 친일세력을 축출하였다. 이어 손병희는 흥화학교·보성학교 등을 비롯하여 각처의 사립학교에 지원금을 제공하고, 경영난에 부딪히고 있던 보성학교·동덕여학교 등을 인수 경영하여 민족 자강교육에 기여하였다.¹²⁶⁾≪皇城新聞≫, 광무 10년 3월15일, 잡보＜敎主義助＞.
孫秉熙先生紀念事業會,≪義菴 孫秉熙 先生傳記≫.

　그러나 이 시기의 모든 사립학교 설립과 교육이 민족자강 교육구국만을 지향한 것은 아니었다. 청일전쟁 이후부터 일본인들은 동아동문회 등을 조직하여 한국 각지에 학교를 설립하고 일본어와 상업관계 학문을 교육하며, 친일적 매판세력을 양성하였고,¹²⁷⁾邊勝雄,＜淸日戰爭後 日本의 對韓敎育侵略에 관한 小考＞(≪建大史學≫9, 朴永錫敎授 停年紀念論叢, 建國大史學會, 1997), 109∼127쪽. 러일전쟁 이후에는 친일 매국단체들이 일본의 교육침략에 협조하고 종교계 학교와 기타 사립학교들도 국민교육 내지 민족교육을 외면하는 사태가 생겨남으로써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¹²⁸⁾≪대한매일신보≫, 1908년 9월 4일, 論說＜打破家族的觀念＞.
≪대한매일신보≫, 1909년 11월 24일, 論說＜國民敎育을 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