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근대
  • 45권 신문화 운동Ⅰ
  • Ⅰ. 근대 교육운동
  • 3. 근대 교육의 확대
  • 1) 통감부의 교육 침략
  • (4) 교과를 통한 친일교육

(4) 교과를 통한 친일교육

 통감부의 교육침략의 또 하나는 교과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친일교육을 강화하는 데 있었다. 이는 당시 학부가 편찬한 교과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를테면≪日語讀本≫제7권에 일본에 관한 것이 5課가 있는데, 이것은 全課數 20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5과의 제목은<日本>·<朝鮮과 日本과의 交通>·<日本과 支那와의 交通>·<新橋 스테이션>·<東京>등이다.

 그리고 제8권<日淸戰爭>이라는 제하에 그 원인을 설명하는 곳에서, “일본에서는 한국은 독립국으로서 청국의 속국이 아니며, 만일 청국이 마음대로 군대를 보낼 것이면 일본도 군대를 보내어 한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을 보호할 것이라고 하며 군대를 보냈다. 이것이 日淸戰爭의 시초다”라고 하였다. 제8권에서도 일본에 관하여 5과를 제공하고 있다. 학부편찬의≪日本歷史≫에 있어서도 임진왜란을 기술하는 대목에서 일본의 전승을 크게 다루는 반면에 한국과 명의 승리를 비교적 가볍게 다루었다.150)吳天錫,≪韓國新敎育史≫(現代敎育叢書出版社, 1964), 172∼173쪽.

 교과를 통한 친일교육은 위에 열거한≪일어독본≫이나≪일본역사≫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학부편찬의 다른 교과서에서도 모두 이러한 방향으로 나타났었다. 어디까지나 일본에 유리한 설명임은 물론이다. 이에≪大韓每日申報≫는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일어로 친일교육을 하는 학부방침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논평하였다.

학부참여 幣原坦이 한국 아동의 초등교과를 日文으로 하는 사건에 대하여 … 若使幼穉之童으로 不學自國之言文하고 先習 他國之言文이면, 自國之思想이 不存하고 自國도 정신이 全銷하여 그 국가와 민족이 必永滅乃已니 … 今韓國學部에 소위 대신이니, 협변이니, 국장이니 하는 허다한 관인이 모두 한낱 幣原氏 지도하에 굴복하여 莫敢以一辭抗論하니 이것은 韓國無窮之慘禍가 實原因於學部니 可勝切痛하며(≪大韓每日申報≫, 1906년 3월 29일).

 이 같이 정부는 무력하여 통감부의 친일교육시책에 맹종하였으나 국민과 언론은 이에 완강히 저항하였다. 그리하여 교육면에 있어서 이 저항은 통감부가 세운 관립학교를 거부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통감부는 일본어 정책과 친일교육이 한국인의 반감을 사고 있음을 알고, 한국정부의 이름을 빌어 학부발간으로 내고 있는≪韓國敎育≫이란 책을 통하여 이를 아래와 같이 변명하고 있다.

日語를 필수로 하여 보통학교 초급년부터 이를 과한데 대하여 한국인은 이것이 한국언어를 말살하고 한국의 국민성을 말살하려는 기도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더욱 地方民 중에는 일어를 가르쳐서 후일 일본의 병정을 만들려는 저의가 있다고 보고, 또는 일본에 납치해서 노동자 또는 노예로 만들려 한다는 웃지 못할 천박한 오해도 많이 하는 모양이다(學部,≪韓國敎育≫, 1909, 10쪽).

 또 통감부는 교육내용을 통제함으로써 친일교육을 실시하기 위하여, 모든 학교로 하여금 학부편찬의 교과서를 사용케 했다. 이러한 도서가 없거나 다른 도서를 교과용으로 사용하려 할 경우에는 미리 당국의 엄격한 檢定 또는 認定을 받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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