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근대
  • 46권 신문화운동 Ⅱ
  • Ⅰ. 근대 언론활동
  • 1. 근대 신문의 효시
  • 3)≪한성주보≫의 발간
  • (2) 국내소식과 의견기사 증가

(2) 국내소식과 의견기사 증가

주보의 외국기사가 순보에 비해 줄어든 것은 신문을 주간으로 발행하면서 뉴스매체로서의 기능과 영향력이 더 확대되었다는 사실과, 주보가 발행될 때에는 정보의 소통이 다소 활발해진 것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보에는 광고가 등장했다는 점도 주목할 사실이다.

순보와 주보는 국제정세와 외국의 제도·문물·역사를 비롯하여 과학·지리·천문 등에 이르는 광범한 내용을 폭넓게 다루었다. 신문 발간의 목적이 국민의 견문을 넓히고 국민을 교화하여 나라를 부강케 하여 외국의 침략을 막자는 것이었으므로 이는 당연한 편집방침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편집은 잡지와 비슷한 형태로도 보이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서양의 과학·지리·천문 등을 소개하는 기사도 새로운 뉴스였다. 보도기사에서 해설기사·피처·논설이 미분화상태로 혼합된 형태였던 것이다.

순보와 주보가 다룬 기사 가운데는 각 나라의 현황과 문물을 소개한 것이 많았다. 어느 나라에 관해 많이 다루었을까를 살펴보면 순보-주보의 성격과 당시 신문을 만들던 사람들의 의도를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순보와 주보는 국민의 견문을 넓힌다는 목적이 강했기 때문에 외국의 소식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음이 통계숫자로 나타난 바와 같다. 그러면 당시 신문을 만들던 사람들이 모범으로 삼고자 했던 외국은 어떤 나라들이었을까. 또는 개화의 표본으로 삼고자 했던 선진국은 어떤 나라였을까.

순보에서 가장 많이 다룬 나라는 중국이었다. 순보의<각국근사>를 분석해 보면 중국에 관한 기사는 435회나 게재되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압도적인 횟수를 차지한다. 그 다음이 월남(165)·프랑스(71)·영국(56)·일본(53)·미국(47)·러시아(42)·독일(26), 그리고 막연히 ‘서양’으로 보도한 기사가 33건 등의 순이었는데 다음<표 2>와 같다.

  중 국 일 본 영 국 미 국 프랑스 러시아 독 일 월 남 서 양
한성순보 435 53 56 47 71 42 26 165 33
한성주보 94 95 36 45 34 32 29 27 26

<표 2>≪한성순보≫와≪한성주보≫기사에 나타난 외국

전거:정진석,≪한국언론사≫, 76∼77쪽.

전체적으로 보아서 중국에 관한 기사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신문 제작에 참고로 하였던 신문이 대부분 중국에서 발행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에는 서방 열강국들이 진출하여 각축을 벌이고 있어 많은 뉴스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상황이기도 하였다. 이 같은 이유와 함께 중국은 우리 나라와 전통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였으므로 중국에 관한 기사가 많이 실렸을 것이다.

월남과 프랑스에 관한 기사가 2위와 3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시 월남에는 프랑스군이 침입하여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으므로 분쟁지역으로서의 뉴스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중국에서 발행된 신문들이 蕃屬國인 월남사태에 대한 관심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다루었던 것이 순보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던 것이다.

중국과 월남에 대한 기사가 많기는 하였지만 전쟁 또는 부정적인 내용의 뉴스들이었던 것과 비교해서 영국·미국 등 서양 여러 나라와 일본에 대한 기사는 선망의 대상으로 여기는 긍정적인 뉴스로 다루었다.

주보에서는 일본에 관한 기사가 중국과 거의 비슷한 횟수로 많이 게재되었다. 순보를 처음 만들던 때에 비해 일본은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음이 신문에도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일본(95)·중국(94)에 이어 미국(45)과 러시아(32)를 순보 때와 비교해서 더 높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음도 시사하는 바 크다. 이 밖의 영국(36)·프랑스(34)·독일(29)의 순으로 서양 선진국의 기사가 많이 실리고 있으며, 이들 나라 외에 순보와 주보에서 다 같이 이탈리아, 인도 그 밖의 여러 나라들도 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관한 기사도 많았다.<집록>의 대부분이 서구 선진국의 과학기술에 관한 해설기사 또는 논문에 해당하는 글이다. 순보의 기사 가운데는<집록>이 117건(7.4%), 주보에서는 62건(4.77%)인데, 한 기사의 길이가<국내기사>나<각국근사>에 비해 월등히 길다. 그러므로 지면을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많다. 과학기술 기사 가운데는 우리 나라 학자들에게 커다란 의식의 변화를 가져다 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에서부터 천문학·화학·의학·상업 등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다.017)朴星來,<漢城旬報와 漢城周報의 近代科學 受容 노력>(≪新聞硏究≫, 1983년 겨울호), 39∼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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