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편 한국사
  • 근대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Ⅲ. 3·1운동
  • 3. 3·1운동의 해외 확산
  • 2) 러시아 연해주
  • (1) 러시아혁명과 연해주 한인들의 독립운동

(1) 러시아혁명과 연해주 한인들의 독립운동

 1860년대에 들어 조선왕조가 말기적 폐정을 노정하고, 이에 더하여 자연재해가 거듭되면서 생존의 절망적 상황에 봉착한 함경도 주민 일부가 두만강을 넘어 연해주지역으로 들어가 삶의 터전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래 연해주 한인사회는 계속 수적으로 증가되고, 지역적으로 확산되어 갔다. 두만강 연안지역은 물론, 포시에트(Posiet) 구역, 블라디보스톡 및 우수리(Ussury), 한카호 주변지역, 나아가 시호테 알렌(Sihote Alin) 산맥 동부 해안지역과 우수리강 및 아무르(Amur)강 연안과 이후 건설한 시베리아 철도 연선을 따라 발달한 러시아 식민도시들에 이르기까지 한인들의 거주지가 확산되어 간 것이다. 연해주 한인사회는 그 수적·지역적 확대·확산과 더불어 20세기로 접어들기 전에 경제적·사회적으로 성공한 인물들을 배출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에 의해 동포 자제 교육과 산업장려 노력이 자체적으로 일어났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의 역량이 비약적으로 커져가 1905년<을사조약>이후 조국의 국권회복과 독립운동을 위해 국내의 지사들이 그곳으로 모여들었을 때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고국을 구출하는 운동의 기반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이후 연해주 한인사회의 국권회복과 독립운동 노력은 1906년부터 본격화되어 최재형·이범윤·홍범도·안중근 등의 연해주 의병운동, 교육·언론 등을 중심으로 한 애국계몽운동, 성명회 선언, 권업회 활동, 대한광복군정부 운동 등 국제정세와 러시아 정책에 따라 탄압과 허용의 부침을 거듭하는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시도되고, 암묵리에 확장되어 왔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러시아로 하여금 일본과 유착, 한인 독립운동 금압을 가하도록 하여 이후 1917년 러시아 혁명이 발발할 때까지 3년간은 심각한 제약 속에 놓이게 되었다.

 러시아혁명은 한인 독립운동가들에게 국권회복과 독립운동에의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그러나 이미 한인들의 독립운동은 제1차 세계대전 발발 때부터 세계사의 격랑에 휩싸이게 된 운명을 바꾸지는 못하였다. 혁명은 극동지방에서 볼세비키 적위파와 백위파간의 내전을 불러 왔고, 여기에 볼세비키 혁명의 파급을 막기 위해 국제간섭군으로서 미국·영국·프랑스 등과 더불어 일본이 시베리아에 군대를 파병함으로써 이 지역은 한층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한 정세속에서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국면을 맞아 연해주 한인들은 독립운동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던 중 국내 3·1운동에 호응하여 현지에서도 만세시위운동을 벌였으며, 간도지역과 밀접하게 연결하여 무력으로 국내진공을 통해 국권을 회복할 계획들을 진행시켜 갔다.

 처음 러시아혁명은 한인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였다. 러시아혁명으로 즉각적으로 소비에트체제가 극동에서 수립되지 못하였으며, 1918년 4월 25일까지 이 지역은 이중권력상태로 내전에 돌입하게 됨으로써 소비에트 권력은 중농들과 협력해야 했다. 이로 인해 빈농들에게 토지분배와 같은 혁명의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없게 되어 볼세비키로 끌어들일 만한 요인을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다.652) 권희영,<소련의 부랴뜨와 한인에 있어서의 혁명과 내전, 1917∼1923>(≪西洋史論≫34, 1990), 111∼112쪽. 따라서 1918년 5월 니콜리스크653) 니콜리스크는 1866년 니콜스코예라는 마을로 시작되어, 1897년 시가 되었고, 1926년 니콜리스크-우수리스크로 되었다가 1935년 보로실로프, 1957년 우수리스크로 되었다.에서 소집된 제2차 전로한족회에서 赤白內戰에 대해 중립을 선포하고 극동 소비에트 인민위원회에 한인들의 자치를 승인해 주도록 요청하면서 자치의 중심지를 니콜리스크로 제시하였으나 승인을 받지 못했다.654)반병률,<李東輝와 1910년대 海外民族運動-滿洲·沿海州地域에서의 활동(1913∼1918)>(≪韓國史論≫33, 1995), 259∼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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