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뜻을 여러 모로 살펴보았다. 이로써, 우리는 민주주의가 무엇보다도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동시에, 남도 소중히 여긴다. 곧, 자기의 권리를 소중히 하는 동시에, 남의 권리도 소중히 하며, 자기의 자유를 주장하는 동시에, 남의 자유도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근본 바탕이 되는 마음씨이다. 이 마음씨야말로 서로 아끼고 믿는 마음이요,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인 것이다.

이런 우애의 정신이 사회에 가득 찰 때, 그 사회는 민주적이라 말할 수 있다. 또, 이 정신이 학교나 가정에 살려진다면, 그 학교나, 가정 역시 민주적인 것이다.

이런 정신을 정치에 응용한다면, 거기에 민주 정치의 원칙과 방법이 우러나오게 된다.

또, 민주주의의 정신을 온 세계에 퍼뜨려서, 아름다운 하나의 세계를 이루려 할 때, 국제 연합과 같은 기관을 낳게 한 것이다.

민주주의가 자라난 역사를 살펴보면, 그것은 그리이스나 로마 시대에 시작된다. 그러나, 이 때의 민주주의는 완전한 것이 못 되었다.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이룩된 것은, 근세에 이르러서이다. 근세에 이르러, 가장 먼저 민주주의가 진보한 나라는 영국이다. 이어서 미국이 독립하였고, 프랑스에 혁명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나라에서도 결코 하루 아침에 민주주의의 세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오랜 동안의 노력과, 국민들이 점점 깨어, 민주 사회를 이룩해 나아간 것이다.

영국의 민주주의가, 오늘날 큰 나무와 같이 자라나기까지에는 약 900년의 세월이 걸렸다. 처음에 영국의 귀족들은 왕의 압제를 누르려고 끊임없이 싸웠고, 왕은 왕대로, 자기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러는 동안에, 헌장을 만들고, 국회를 마련하고, 국무원을 두게 되었다. 이리하여, 마침내 서기 1928년에는, 남녀 평등한 보통 선거를 하게끔 되었다. 오늘날, 영국의 의회 정치는 세계의 모범이란 칭찬을 받고 있다.

미국에 민주주의의 싹을 트게 한 것은, 영국에서 건너간 이민들이었다. 그들은 본국의 지배를 받기 싫어하여, 독립 전쟁을 일으켜, 유명한 독립 선언서를 발표하였다(1776). 이 선언서에는 민주주의의 이상이 밝혀져 있으며, 전제 정치나 독재 정치를 어디까지나 물리치겠다는 굳은 결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리하여, 미국은 이 전쟁에 승리를 얻어, 영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났다. 이어서, 중앙 정부를 마련하고 헌법을 정했다. 그 후, 꾸준한 노력으로 헌법의 정신을 살려, 오늘날과 같은 민주 사회를 이룩하게 되었다.

프랑스 역시, 오랜 동안 왕실과 싸우다가, 1791년에 헌법을 제정하고, 인권을 선언하여, 민주 정치의 기초를 닦았다. 그러나, 그 후에도 많은 파란을 겪다가, 마침내 오늘날과 같은 공화국을 이루게 되었다.

이상과 같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볼 적에, 우리는 우리 나라를 더욱 훌륭한 민주 국가로 발전시키기 위하여 일층 노력할 각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