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국제 연합일이다. 학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유우엔 묘지를 청소하고 참배하였다. 깨끗하게 청소된 묘지의 十자가 사이를 걸어서 비석 앞에다 꽃다발을 올리고, 진심으로 유우엔 용사들의 명복을 빌었다.
생각하면, 멀리 파도를 넘고, 창공을 달려서, 산설고 물설은 외국 땅에 와서,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귀중한 목숨을 바친 이 용사들이, 한없이 거룩하게 생각된다. 하늘에 날리는 유우엔기(旗)와 태극기도, 이들 용사의 공훈을 길이 찬양하는 것 같았다.
지금은 고요히 잠든 용사들이, 땅 속에서 우리 나라의 발전과 안전을 지켜 주고 있지마는, 이 十자가의 하나하나가, 불법으로 침입한 공산군을 무찌르고, 평화와 질서를 다시 찾은 생각을 하니, 국제 연합군의 힘이란 참으로 위대하다.
학교에서는 유우엔날을 중심으로, 국제 연합에 대한 공부를 하기로 하였다. 오늘은 학교에 돌아와서, 기념 행사로 웅변 대회를 하였다.
유우엔군과 같이 싸운 국군 아저씨를 아버지로, 오빠로 가진 아이들이, 오랑캐와 같이 싸운 이야기며, 우리 나라의 통일을 원하는 열변을 힘차게 토하였다. 선생님께서는, 국제 연합군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셨다.
부산에 있는 유우엔군 묘지
단기 4283년 6월 25일에, 북한의 공산 괴뢰군이 이른 새벽을 타서, 38선을 넘어 대한 민국으로 침입하였다. 그 때, 우리 나라에 와 있던 유우엔 한국 위원단은 곧 이 사실을 유우엔 사무 총장에게 보고하고, 미국은 곧 안전 보장 이사회를 열도록, 유우엔 사무 총장에게 요청하였던 것이다.
이날 오후에, 안전 보장 이사회는 미국이 제출한 안을 중심으로, 북한 공산군의 남침은, 평화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규정을 짓게 되었다. 그리하여, 괴뢰군은 곧 군사 행동을 중지하고, 38선 이북으로 물러갈 것을 요청하는 동시에, 유우엔 가맹국은, 괴뢰군에게 일체의 원조를 하지 말아 달라고 하였다.
다시, 안전 보장 이사회는, 6월 27일에 한국 위원단으로부터, 한국의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될 염려가 있고, 괴뢰군은 안전 보장 이사회의 결의를 들을 의사가 없으며, 이번 남침은 모든 준비를 비밀리에 한 계획적인 침략 행동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안전 보장 이사회는 국제 평화를 확보하기 위하여, 군사적 압력을 긴급히 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모든 국제 연합 가맹국은 침략군을 격퇴하고, 이 지역에 국제 평화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원조를 대한 민국에게 주자는 의안을 가결하였다.
이 결의에 따라서, 미국을 위시한 국제 연합 가맹국은, 자기네가 할 수 있는 원조를 대한 민국에게 주게 되고, 유우엔 16개국의 군대로 구성된 국제 연합군은, 한국에서 공산군을 몰아내는 싸움에 참가하게 되었던 것이다.
원래 국제 연합은, 세계에서 전쟁을 없애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기구에 가입한 나라들은,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전면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기가 전쟁을 일으킬 경우의 이야기이고, 외국에서 전쟁을 걸어 왔을 때는, 무기를 가지고 이를 막는 것은 관계 없게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외국의 공격에 대해서 자기 나라를 지키는 것을, 자위권(自衛權)이라고 한다. 이 자위권에는, 혼자서 막는 때도 있지마는, 공동 자위권도 인정되어 있다. 즉, 갑이라는 나라가, 을이라는 나라에게 공격을 받았을 때는, 갑과 서로 조약을 맺고 있는 여러 나라가 갑과 같이 협력해서 을을 물리치는 것도 인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서 국제 연합군이, 공산군에 대해서 공동 전선을 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남의 나라를 공격해서 국제 연합의 금지를 깨뜨린 나라는, 국제 연합에서 제재를 받아야 한다. 을을 제재하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령 국제 연합에 가입한 나라들이 을과는 교통과 통신을 하지 않는다든가, 무역을 중지한다든가, 또는 공중 폭격을 하고, 군대로서 점령을 한다든가가 있는데, 이 방법은 안전 보장 이사회가 정하기로 되어 있다.
이러한 침략 행동을 한 국가를 제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국제 연합에 직속되어 있는 군대가 있어서, 침략 행동이 있을 때에 곧, 출동시킬 수 있다면, 가장 좋지마는, 사실상 이러한 군대를 갖는다는 것은 곤란하고, 또, 문제가 많아서, 가맹한 여러 나라가, 그 군대의 일부를 내놓아서 침략군보다 더 강한 군대를 만들어 침략을 막고, 일이 끝나면, 다시 그 나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군대를 보통 국제 경찰군이라고 하는데, 우리 한국에서도 이 국제 경찰군이 활동을 하여, 침략 공산군을 물리친 셈이다. 이 군대의 수효는, 나라에 따라서 많이 보낸 나라도 있고 적게 보낸 나라도 있으나, 이들 군대는 모두 국제 연합의 정신을 살리는 데 노력하며, 침략 전쟁을 미워하는 나라들인 것이다. 또, 직접 군대는 보내지 않았지만, 의료, 약품을 보낸다든지, 병원선이나 식료품을 보내서, 한국을 돕고, 공산군을 물리치는 데 협력한 나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