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동안 줄곧 독립을 유지하여 왔다. 그러다가, 지금부터 약 50여 년 전인 서기 1910년에,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을 잃었던 것이다.

그러면,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기고 난 36년 동안,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주권을 잃은 민족으로서, 일본의 식민지 정치 밑에서 어떠한 어려움과 고생을 겪었는지 알아보자.

첫째, 일본의 지배 밑에 들어간 우리 민족은, 정치적, 경제적으로 권리를 빼앗기고, 그들의 종 노릇을 면하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 정치를 하는 데 우리 나라 사람이 관계하지 못하고, 관청에서도 중요한 자리는 모두 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큰 농장이나 공장, 상점 등은 모두 그들의 것이 되었고,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들이 차지하고 남은 찌꺼기나 차지할 수 있었을 뿐이어서, 모두가 가난을 면하지 못하였다.

둘째, 우리의 고유한 말과 문화, 아름다운 풍속 등을 발전시키고 이어 갈 수 없었다. 그들은 우리 민족의 애국 정신, 민족 정신을 아주 없애 버리기 위하여, 우리말을 쓰지 못하게 하였다. 학교에서는 일본말로 교육을 시키고, 우리말로 된 신문이나 잡지를 내는 것을 온갖 잔악한 방법으로 억누르고 방해하였다. 역사상으로 훌륭한 우리의 문화재를 자기 나라로 빼돌려 갔으며, 우리의 아름다운 풍속을 멸시하려고 온갖 술책을 다하였다.

세째, 우리 겨레는 항상 일본 경찰이나 헌병의 감시를 받고 있었으며, 서로 마음놓고 집회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지 못하였다. 일본이 우리 나라를 다스리는 목적은, 우리 민족을 잘 살게 하려는 데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우리 나라에서 자기들의 이익을 빼가는 데 있었다. 이에 우리 나라 사람들은 항상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하여 항거하였고, 그들은 경찰과 헌병의 총칼로써 우리를 위압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우리 나라 사람끼리 모이는 일, 이야기하는 일까지 일일이 간섭하고, 때로는 대수롭지 않은 구실을 잡아, 우리 나라 학자나 젊은 청년, 학생들을 잡아 가두는 일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다.

네째, 우리 겨레의 신앙심을 돌리기 위하여, 그들의 신사 참배를 강요하였고, 우리의 고유한 성과 이름까지 없애기 위하여 강제로 일본식 성과 이름을 쓰게 하였다.

다섯째, 우리 겨레를 강제로 자기들 전쟁에 끌어갔다. 젊은 사람들은 군인으로, 그 밖의 사람들은 싸움을 위한 일군으로 끌고 가서, 아까운 목숨을 버리게 하였다. 이와 같은 일은 일본이 우리 나라에서 하던 일 가운데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실지로 한 일은 이 밖에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

이 모두가 나라를 잃은 민족의 공통된 슬픔인 것을 생각할 때 독립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 수 있는 일이다.

8⋅15 해방으로 우리 나라는 다시 독립을 찾게 되자, 36년간의 쓰라린 슬픔은 없어졌다. 그러나, 여기에 아직도 또 하나의 커다란 슬픔이 남아 있으니, 그것은 휴전선 이북의 우리 동포들이, 아직도 진정한 해방의 기쁨을 맛보지 못한 채 공산 독재 정치 밑에서 신음하고 있는 일이다.

공산 독재 정치가 어떠한 것인가 하는 것은 이미 앞에서 공부한 바와 같거니와, 특히 우리는 6⋅25 사변으로 시달렸기 때문에 더욱 잘 알고 있는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