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이 불편하고 통신이 발달되지 못하였던 옛날에는 세계 여러 민족이 따로따로 고립되어 있어서, 서로 교섭을 가지지 못하였거나, 또는 서로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발달한 과학의 혜택으로 세계 여러 나라는 이웃과 같이 왕래할 수 있게 되었고, 세계 어느 한 구석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도, 그 날 안으로 세계에 알려지는 시대가 되었다. 이에 따라 국제 이해가 증진되어 여러 민족의 교섭은 날로 깊어 가고 있다. 한편, 서로 마음과 힘을 합해 노력함으로써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기할 수 있으며, 그 가운데 자기 나라, 자기 민족의 행복과 향상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세계가 이처럼 가까와지고 왕래가 잦아짐에 따라 각 민족의 문화도 활발하게 교류를 하게 되어, 여러 민족의 고유 문화도 차차 변화하게 되었다.

우리 민족의 고유 문화도 민족의 역사가 흐름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데, 이런 문화를 이어 받은 우리들은 조상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는 한편, 이를 발달시키기에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사회 생활의 발달과 변화에 따라 때로는 고유 문화의 내용이 새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생기게 되었다. 이러한 것은 앞날을 위하여 버려야 할 것이며, 고칠 것은 고치는 가운데 그 민족의 발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오랜 역사를 배경으로 자라 나온 우리의 고유 문화는 곧 우리의 커다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독특한 솜씨의 고려자기, 세계에서 최초로 사용된 금속 활자, 과학적인 구조를 가진 우리의 한글 등은 모두 우리 민족의 슬기와 노력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가 내세울 만한 귀중한 고유의 문화재가 많다.

우리가 어느 것을 키우고 이끌어야 할 것이며 어느 것을 버리고 고쳐야 할 것인지는, 우리 민족의 문화가 발달해 나온 자취를 돌아봄으로써, 또 새 시대의 역사에 밝은 눈을 가지게 됨으로써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