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주위에서는 옛날의 도량형인 척관법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터법을 쓰는 사람도 있어서 적지 않은 혼란을 빚어내고 있다.

이것은 오래 된 습관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세종 대왕의 명을 받은 박연은 중국의 기장을 이용하여 길이는 사, 호, 푼, 치, 자, 장으로, 부피는 작, 홉, 승, 두, 석으로, 무게는 리, 푼, 전, 양, 근으로 각각 나누어 쓸 수 있는 도량형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도량형은 공조에서 만들어 각 도에 보내면, 각 도의 관찰사는 각 수령에게 본에 맞도록 여러 개를 만들어 오게 하여, 그 중에서 표준이 되는 것을 하나 골라서 불쇄인을 찍어 주었다. 그리고, 각 고을의 원님은 그것을 기준으로 하여 도량형을 만들어 일반 사람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약 80년 전에 미터법으로 통일하는 법을 정하였으나, 최근에 이르러서야 길이를 말할 때에 자, 치 등의 단위 대신에 미터, 센티미터 등의 단위를 보다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