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이스 인이나 로마 인과 마찬가지로 인도⋅유럽 어족에 속한 게르만 족은 본래 발트 해 연안의 북 유럽에 살았었다. 그들은 목축과 수렵이 주업이었으나, 차차 농경이 큰 구실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춥고 거친 원주지를 떠나 따뜻한 남쪽의 기름진 땅을 찾아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남하한 게르만 족은 기원 원년을 전후하여 라인 강과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로마 제국과 맞서게 되었다. 그들은 수십 개의 부족 국가를 이루어 각기 왕이나 수장들을 받들었으며, 그 밑에 자유민 및 노예가 있었다. 귀족의 발언권은 컸었으나, 중요한 일은 모든 자유민이 무장하여 모이는 집회에서 결정하였다. 한편, 귀족은 제각기 자유민의 종사들을 거느려서 그들을 급양하는 대신, 그들로 하여금 충성을 다하게 하는 군사적 주종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들은 다신교를 믿었으며, 거칠고 게으른 일면도 있었으나, 대체로 굳세고 용감하였다.

로마 제국은 처음에는 게르만 족을 쳐 물리칠 수 있었으나, 차차 라인-다뉴브의 국경선을 지키기도 힘겹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들을 집단적으로 받아들여서 국경 수비를 돕도록 하였는데다가, 용병이나 농민으로서 개별적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므로, 제국 내부에서 게르만 족의 비중이 커져 갔다. 한편, 니케아 종교 회의(325)에서 이단으로 몰렸던 아리우스 파는 다뉴브 강 북쪽과 남 러시아에 와 있던 고트 족을 개종시킴으로써 게르만의 다른 부족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