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주크 투르크 족이 예루살렘을 찾는 크리스트 교 순례자들을 박해하던 차에, 그들에게 수도 콘스탄티노플까지 위협당하게 된 동 로마 황제가 교황 우르반 2세에게 구원을 요청함으로써 십자군 원정의 계기가 마련되었다. 교황은 성지 탈환의 성전을 일으킴으로써 동서로 갈라진 교회를 통합하고, 자신이 그

위에 군림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의 제창으로 1096년부터 1270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가슴에 십자의 표지를 단십자군사들이 머나먼 원정의 길에 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거창한 운동이 일어나고, 그것이 200년이나 지속한 데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었다. 우선 그 때까지 크리스트 교 신앙으로 굳게 뭉쳐진 서 유럽의 종교적 정열이 불붙게 되어, 위는 왕으로부터 아래는 농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들고 일어선 것이었다. 그리고, 봉건 제도하에 사회가 안정되면서 경제의 발전과 더불어 팽창의 기운이 일어났으며, 특히 그 속에서 앞길이 막힌 기사들이 눈을 밖으로 돌려 신천지를 개척하려고 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종교적 정열과 팽창하려는 힘이 성전의 이름 아래 합해짐으로써, 그 때까지 수세로 몰리던 서 유럽이 공세로 바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