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한대에는 중국의 국력이 크게 신장되었고, 문화도 발전되었다. 즉, 한대에는 은⋅주 이래로 발전되어 온 중국 문화가 정리, 종합되어 하나의 중국 문화로서의 틀이 잡힌 시기이다.

무제 때까지는 제자백가 중 유가와 도가의 사상이 우세하였다. 무제가 동중서의 의견을 좇아서 유교를 국가 통치와 교육의 기본 사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정치적 통일을 이념적으로 뒷받침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하여 오경을 유교의 기본 경전으로 정하고, 오경 박사를 두어 각급 학교에서 이 경전에 의거하여 교육하도록 하며, 이 과정을 마친 유능한 인재를 관리로 임명하였다. 이러한 국가 정책에 따라 유교는 크게 발전하였고, 유교 경전에 대한 연구도 성해졌다.

진의 시황제의 분서 갱유로 흩어진 경전을 다시 모아 복원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또 이미 시대가 달라져 읽기 어려워진 책들에 주석을 붙이는 훈고학이 성해져서, 정현 같은 대학자가 나오게 되었다.

또한, 점복술과 참위설은 특히 후한부터 크게 성행하였는데, 참위설은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와 일본에까지 전래되어 유교와 더불어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한대에는 역사 편찬도 성행하였다. 무제 때 사마천이 ‘사기’를 후한 때 반고가 ‘한서’를 각각 저술하였는데,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역사 서술의 한 본보기가 되었다.

미술이나 공예도 크게 발달하였다. 여러 가지 무늬로 장식된 구리 거울 같은 공예품은 미술품으로서도 매우 훌륭한 것으로서, 당시의 그림 및 조각의 발달 정도와 예술성을 엿볼 수 있다.

한대의 발명으로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후한 때에 채윤이 종이 만드는 방법을 알아 낸 것이다(105). 이 이전에는 목간이나 비단에 글씨를 썼으므로, 불편이 많았었으나, 종이의 발명으로 손쉽게 서적을 공급하여 지식 보급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제지법은 8세기 이후 사라센 제국을 거쳐 유럽에 전해져서 유럽 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하였다. 이러한 제지술은 후대의 화약, 나침반, 인쇄술과 더불어 중국의 4대 발명 중의 하나이다.

후한 말기에 이르러서 유학은 관리가 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아, 지엽적인 자구의 해석에만 치중하여 그 근본 정신이 흐려졌다. 이에 따라, 도가의 사상이 다시 고개를 들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후한 초 비단길을 거쳐 들어온 불교가 차차 민간에 퍼짐으로써 중국 문화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