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은 한국 전쟁을 고비로 약간 완화되는 듯이 보였고, 스탈린이 죽은 뒤 소련의 실권자가 된 흐루시초프는 형식적으로는 평화 공존을 내세웠다. 그러나. 1959년에는 제2차 베를린 위기가 발생하였고, 1961년에는 동⋅서 베를린 경계선에 공산측이 견고한 장벽을 구축하는 등 1960년대에도 냉전은 계속되었다.

1970년대에 이르러 긴장된 세계 정세에 해빙의 기운이 돌고 화해를 모색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되었다. 그것은 오래 계속된 냉전에 사람들이 지치고, 자유 진영의 공산 침략을 방지하려는 굳은 결의의 탓도 있지만, 공산 진영 내부의 변화와 미국의 외교 정책의 변화에 따른 세계 정세의 변화도 긴장 완화의 중요한 원인이었다,

공산 진영 내부에서의 중요한 변화는 중⋅소의 이념 투쟁, 폴란드와 헝가리의 반란(1956)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소련의 지도력이 약해지고, 일찌기 유고슬라비아가 그러하였듯이 저마다 독자적인 노선을 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사실이다.

한편, 미국의 외교 정책도 1969년에 발표된 ‘닉슨 독트린’으로 크게 변하게 되었다. 그 내용은 지금까지 미국이 거의 혼자 젊어지고 있던 자유와 평화 수호의 업무를 다른 자유 국가도 나누어 가져야 하며, 국지적인 분쟁에는 지상군 파견과 같은 직접적인 개입은 피하며, 공산 국가에 대해서도 강경책만이 아니라 융통성 있게 대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 변화에 따라 미국은 베트남에서 철수하고, 중공의 유우엔 가입을 승인하였으며, 1971년 초에는 닉슨 대통령이 중공을 방문하였다. 미국과 소련 사이에 핵무기를 포함한 전략 무기 제한 협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긴장 완화의 한 징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