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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학교 국사 5차(하)
  • Ⅰ. 근대 사회의 태동
  • 1. 근대 사회로의 지향
  • (2) 근대 사회로의 이행

(2) 근대 사회로의 이행

근대 사회의 성격

농민의 의식이 향상되고 그들의 역량이 증대되면서, 조선 후기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부문에서 커다란 변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것은 확실히 새로운 시대의 맹아로서, 근대 사회를 지향하는 움직임이었다.

근대 사회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치적으로는 국민의 참정권이 전제되는 민주 정치가 구현되는 사회를 말한다. 참된 민주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권리가 신장되고, 국민 각자가 공동체 구성원의 하나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사회 각 계층이 평등한 사회를 뜻한다. 평등 사회의 출현은 지난날의 사회 체제를 붕괴시키고, 피지배층을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여 자유로운 인간이 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근대 사회는 세습적이고 폐쇄적인 권위주의가 거부되고, 사상과 행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말한다.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의 성립을 뜻한다. 즉, 산업 활동이 다양해지고 활발해지면서 누구나 자유로이 생산 활동에 참여하고, 풍부한 자본력과 전문적 경영 방식에 의해 생산력의 증대가 추구되는 사회를 말한다.

사상적으로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에 바탕을 둔 합리화의 추구를 뜻한다. 즉, 절대적 가치 체계에 의한 불합리한 구질서에서 인간을 해방시켜, 개인의 존엄성과 개인적 경험을 존중하는 사회를 말한다.

이와 같이 근대 사회에서는 민주화, 산업화, 합리화, 과학화 등이 추구된다. 조선 후기의 사회에서도 이와 같은 경향이 서서히 나타나, 근대 사회로의 이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근대 사회로의 움직임

조선 후기 사회에서의 근대 지향적 움직임은 여러 면에서 나타났다. 먼저, 경제적인 면에서는, 영농 기술의 개발과 경영의 합리화를 통해 농업 생산력이 급증하여 사회 변동의 토대가 마련되었고, 상공업에 있어서도 영리성이 제고되어, 이른바 도고(都賈)라고 불리는 독점적 도매 상인도 나타나고 있었다.

사회적인 면에서는, 부의 축적에 따른 신분의 상승, 그리고 정쟁의 결과와 농민의 분화로 인한 신분의 변동이 심해졌고, 봉건적 신분 구조가 붕괴되는 가운데 서얼, 노비도 속박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하여 세습적이고 폐쇄적인 신분제는 점차 그 의미를 잃어 갔다.

또, 사상적인 면에서는, 새로운 사회 변동에 직면하여 지배 체제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진보적인 사상으로서 실학이 연구되어 사회 개혁과 새로운 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 천주교가 전래되어, 평등 사회와 개인의 자유를 내세우고 전통 사회의 질서와 가치 규범에 도전하였으며, 민족 종교로서 동학이 창시되어 농민층을 중심으로 현실 개혁의 사회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정치면에 있어서는, 여러 면에서 나타난 근대 지향적인 움직임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폐단을 크게 노출한 붕당 정치는 세도 정치로 이어졌고, 이에 따른 행정 기강과 수취 체제의 문란으로 농민의 생활은 도탄에 빠져들었다. 마침내, 그 동안 의식이 향상되어 온 농민들은, 이른바 민란의 형태로 불만을 폭발시킴으로써, 양반 중심의 지배 체제는 더 이상의 존속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이러한 조선 후기 사회의 변화는 자율적, 주체적으로 이룩되었다는 데에 그 특징이 있다. 즉, 스스로의 내재적 역량에 의해 근대 사회로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북학론자들이 통상 개화론을 주장하여 개항, 개화의 기반을 마련하였던 것이나, 또는 조선 후기에 성장한 상업 자본이 개항 후 민족 자본의 토대를 이루었던 것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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