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 외교의 추진

제3공화국은 경제 성장에 주력하는 한편, 자주 국방에도 힘을 쏟았고, 이러한 국력 신장을 바탕으로 적극 외교를 추진하였다.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함으로써 한국, 미국, 일본의 3국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을 뿐 아니라, 자유 베트남을 지원하기 위해 국군을 파병하였고(1965), 이어 미국과 한⋅미 행정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1970년대부터는 비동맹 국가 및 비적성(非敵性) 공산 국가와의 교섭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서는 한층 강화된 대북 자신감에 힘입어 북방 정책을 추진하게 되었고, 그 결과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과 잇달아 수교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북한의 변천

북한의 김일성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그를 따르지 않는 세력들을 숙청하여 1인 독재 기반을 강화하였다. 그는 패전의 책임을 물어 남로당을 비롯한 국내파 공산주의자들을 제거하였고, 이어서 그의 독재 체제를 비판한 연안파 공산주의자들도 숙청하였다.

1960년대에 이르러, 북한에서는 김일성 독재 체제가 더욱 강화되어 그의 유일 지배 체제가 구축되었고, 그 과정에서 김일성에 대한 개인 숭배가 강화되었다.

1973년에, 김일성은 새 헌법을 채택하여 국가 주석의 새 지위를 차지하고, 강력한 권력 기관인 중앙 인민 위원회의 위원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정치 권력을 아들인 김정일에게 세습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여, 1980년 10월에 개최된 당 대회에서 김정일을 자신의 후계자로 공인하였다.

통일 정책의 추진

1969년 닉슨 독트린 선언에 의해 주한 미군이 감축되자, 정부는 자주 국방 정책을 펴는 한편, 한반도에서의 평화 정착을 위한 대 북한 교섭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은 남북한이 무력 대결을 피하고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내용의 8⋅15 선언을 제기하였다. 여기서 남북한의 체제 경쟁을 주장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었다.

뒤이어, 대한 적십자사는 북한에 대해 이산 가족 찾기를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을 제의하였다(1971). 적십자 회담으로 협상의 길을 연 남북한 당국은 1972년에 7⋅4 남북 공동 성명을 발표하여, 자주 통일, 평화 통일, 민족적 대단결의 통일을 위한 3대 원칙과 통일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조절 위원회의 설치에 합의하였다. 1973년에는 남북 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과 호혜 평등의 원칙하에 모든 국가에 대한 문호 개방을 내용으로 하는 6⋅23 평화 통일 선언을 발표하였고, 1974년에는 평화 통일 3대 기본 원칙에 입각하여 북한에 대해 상호 불가침 협정 체결을 제안하였다. 남북 적십자 회담과 남북 조절 위원회는, 그 후 북한측의 일방적 대화 중단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으나, 우리 정부의 평화 통일 노력은 꾸준히 계속되었다.

1980년대에 이르러, 정부는 통일 논의를 재개하면서 남북 적십자 회담 외에도 남북 총리 회담, 남북한 당국 최고 책임자 회담, 남북 국회 회담, 남북 체육 회담, 남북 경제 회담 등을 제기하였고, 이러한 노력이 부분적으로 실효를 거두어 남북 이산 가족 고향 방문단 및 예술 공연단의 교환 방문이 성사되기도 하였다(1985)

제6공화국은 서울 올릭픽의 성공적 개최와 북방 정책의 활발한 추진으로 대북 자신감이 제고되어, 통일 정책에도 전진적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89년에는 자주, 평화, 민주의 원칙 아래 과도적인 통일 체제로 남북 연합을 구성하여, 남북 평의회를 통해 헌법을 제정하고, 총선거를 실시, 통일 민주 공화국을 구성하자는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을 제기하여 북한측의 개방적인 수용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