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는 한국인의 역사이다. 한국사의 주인공은 한국인이다. 이것은 누구나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때로는 한국사의 여러 사실을 법칙적으로만 이해하고자 하는, 이른바 교조주의의 틀에 맞추어 역사를 해석하고 서술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민족의 역사에는 보편적인 면과 함께 특수성이 있다. 이 특수성이 결국 그 민족의 역사적 성격의 핵인 것이다.

한국사의 이해는 한국인의 역사적 삶의 특수성을 인식하고 그 가치를 깨우치는 것이어야 한다. 이 특수성의 이해를 위해서는 세계사와의 연관, 세계사적 보편성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인은 만주와 한반도에 자리잡고 역사적 삶을 영위해 왔다. 그 후 활동 무대가 한반도로 좁아지기는 했으나, 국토의 자연 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삶을 이어 왔고, 그런 가운데 변화와 발전을 추구하며 특성 있는 역사를 이룩하여 왔다. 우리 민족은 이웃 민족, 이웃 나라와 긴밀하게 접촉하면서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 왔다. 또, 여러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민족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한국사는 한국인의 역사적 능력으로 전개되어 온 역사이기에 한국사의 인식은 무엇보다 먼저 한국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