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행정 조직도 성종 초부터 정비되기 시작하였다. 전국을 5도와 양계, 경기로 크게 나누고, 그 안에 3경, 4도호부, 8목을 비롯하여 군⋅현⋅진 등을 설치하였다. 5도는 상설 행정 기관이 없는 일반 행정 단위로서, 안찰사가 파견되어 도내의 지방을 순찰하였다. 도에는 주와 군⋅현이 설치되고 지방관이 파견되었다. 북방의 국경 지대에는 동계⋅북계의 양계를 설치하여 병마사를 파견하고, 국방상의 요충지에는 진을 설치하였는데, 이것은 군사적인 특수 지역이었다.
중앙에서 지방관이 직접 파견되는 것은 군⋅현과 진까지였다. 그러나 지방관이 파견되는 주현보다 파견되지 않는 속현이 더 많았다. 속현과 향⋅부곡⋅소 등 특수 행정 구역은 주현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조세나 공물의 징수와 노역 징발 등 실제적인 행정 사무는 향리가 담당하였다.
향리
향리는 원래 신라 말, 고려 초기의 중소 호족 출신이었는데, 집권적 지배 체제의 정비 과정을 통하여 주민과 직접 접촉하는 행정 실무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