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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Ⅳ. 오랑캐들과 싸우는 고려(高麗)
  • (2) 익어가는 귀족 문화

(2) 익어가는 귀족 문화

현종과 문종

이와 같이 틀이 잡혀 고려는 평화스러운 발전을 하는 사이에 민심이 긴장을 잃게 되고, 궁중에서는 왕위를 둘러싼 싸움이 벌어졌다. 외척 김치양(金致陽) 같은 자가 권세를 부려, 조정을 어지럽게 하더니 강조(康兆)에 의하여 안정되고, 현종이 즉위하게 되었으나, 또한 밖으로 걸안의 거듭되는 침입을 받게 되었다. 이로써 고려는 다시 긴장된 태세를 갖추고 걸안을 막아내는 한 편, 안으로 좋은 정치와 문화 발달에 힘써, 지방 제도를 양계 오도(兩界五道)로 고치고, 불교를 더욱 일으키니, 대장경도 이 때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다음 문종 때에 이르러 고려의 문화는 더 한 층 빛을 나타내었다. 유학도 크게 장려하여 해동 공자(海東孔子)라고 일컬어지던 최충(崔冲) 같은 훌륭한 학자가 많이 나왔으며, 유명한 대각국사 의천(大覺國師 義天)은 불교, 유학에 능통하였다.

법률을 고쳐서 세 사람 이상의 법관으로써 재판하도록 하여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을 막고, 중죄자는 세 번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는 발달된 제도를 꾸미고,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사람들을 위한 대비원(大悲院) 같은 것을 마련하니, 이 시대야말로 고려조에 있어서 가장 문화가 발달된 때였다고 할 수 있다.

불교 중심의 신앙 생활

불교는 고려의 건국 때부터 중요시되어, 팔관회, 연등회 같은 행사는 불교나 절을 떠나 국민의 생활 풍속에까지 스며들게 될 만큼, 국가적 종교로서 자라나고 있었다. 나라에 큰 일이 있거나,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에는 먼저 불법의 구원을 얻고자 하였으며, 역경(譯經), 사경(寫經), 불경을 새기는 일(刊經) 같은 것은, 이러한 현세 신앙적인 데에서 우러나왔다고 볼 것이다.

걸안을 물리치고자 하는 신앙심에서 대장경(大藏經) 조판(雕版)의 대사업이 현종 때 시작되어 문종 때에 이르러 완성되었고, 문종의 왕자로서 11세에 출가(出家)한 대각국사 의천(義天)은 고려 불교를 정돈 발전시킨 사람으로, 일찌기 송 나라에 다녀 온 후, 동양 각지에서 불경을 구하여 도합 4,700여 권의 속장경(續藏經)을 만들어 내었다.

승려에게도 일종의 과거 제도가 있어, 계급과 직책이 구별되었고, 국가의 최고 고문에는 명승을 추대하여, 국사, 왕사로 삼았다.

이렇게 자라나는 불교에서는 사회를 위한 교화, 자선의 여러 사업을 일으키고, 세력도 날로 커졌는데, 이에 따르는 여러 가지 폐단도 차차 생기게 되었다.

민간 신앙으로서의 도참설(풍수 사상)은 불교의 교리와 아울러 백성뿐 아니라, 귀족에 이르기까지 뿌리 깊게 스며들어, 주택, 묘지에서부터 궁전이나 국토 문제까지도 풍수 사상에 의하여 지배되었던 것이다.

학문의 발달

과거 제도에 의한 인재 등용과 성종의 유학 장려 및 정치 제도의 발달은 여기 저기에 교육 기관을 일으키게 하였다. 국자감은 종래부터 있었지만 한편 사학(私學)이 융성하게 되어, 개경(開京)만 하여도 유력한 사숙이 열 두 곳이나 있어, 이를 십이도(十二徒)라고 불렀다. 그 중에도 최충의 구재학당(九齋學堂)이 가장 유명하여, 많은 인재를 길러 내었으니, 그 제자를 문헌공도(文憲公徒)라고 불렀다.

이와 같이 관학보다 사학이 발달되자, 예종(睿宗) 때에는 칠재(七齋)를 두어 국자감을 더욱 충실하게 만들고, 양현고(養賢庫)를 두어 국가에서도 교육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었다. 인종 때 서울에는 육학(六學)을 두고, 지방에는 향학(鄕學)을 만들어서 널리 학문을 보급시켰다.

이 시대의 교육은 관리 양성이 그 목적이니 만큼, 주로 경학과 문예를 많이 배웠으나, 불교의 이념이 지배적이었던 까닭에, 이론적인 경학보다, 화려하고 실용적인 문예가 중요시되었었다. 배우는 학과에 있어서도 내용은 같으나, 학생의 신분에 따라 들어가는 학교가 달랐고, 신분이 낮은 중류 계급 사람들은 실제 기술을 배웠던 것이다.

〈알아두기〉

강조의 난. 의천. 해동 공자. 대비원. 풍수 지리설. 관학과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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