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제도

통일 신라는 삼국 시대의 전통에다 당의 제도를 많이 따랐다. 중시(中侍)가 있어 왕을 보좌하고 중앙 관청인 집사성(執事省) 밑에 12부를 두어 맡은 바에 따라 일을 처리하였다. 지방은 전국을 9주로 나누어 중요한 지방에는 5경(京)을 두고, 주는 다시 군⋅현으로 나누었다.

남자는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모두 군대에 나가야 했고, 전국 10개소의 요지에 정(停)을 두어 군대를 주둔시켰다.

관리는 귀족만이 등용되고 골품(骨品)에 따라 일정한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으며, 의복이나 주택도 신분에 따라 제한을 받았다.

경제 상태

통일 후 전쟁에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식읍(食邑)⋅사전(賜田)을 주었는데, 이로 말미암아 귀족들은 더욱 부유해졌고, 심지어 노예와 사병(私兵)을 수천 명이나 거느린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백성으로부터 거둬 들인 조세는 거의 궁중에서만 소비되었고, 명주⋅비단⋅모시 등과 도자기⋅금속 등의 수공예품은 왕실의 직영 공장에서만이 만들어졌다. 상업도 다소 일어나 시장을 다스리는 시전(市典)이라는 관청까지 두게 되었으나, 물물 교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오로지 왕실에서 쓰다 남은 것을 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해외 발전

국내 산업이 발달되면서 외국과의 무역도 늘어났다. 중국에는 신라 사람들이 기거하는 신라방(新羅坊)이 생기고, 그들이 세운 사원도 있어 이것을 신라원(新羅院)이라고 불렀다.

수출품으로는 금⋅은 세공품⋅산삼⋅우황⋅비단⋅모시⋅가죽 등이 있었고, 수입품은 옷감⋅서적 그 밖에 귀족들을 위한 사치품 등이었다.

당시는 육로보다 해로(海路)를 더 많이 이용하였으므로, 신라의 무역품을 노리는 해적들이 날뛰게 되니 장보고(張保皐)는 청해진(淸海鎭)을 지키며 신라의 무역선을 보호하였다. 청해진(완도)은 일본과 당 나라의 중계 무역까지 맡아서 한 때 큰 세력을 이루었으나 장보고가 정치 싸움에 휩쓸려 죽음으로써 청해진도 제 구실을 할 수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