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의 싸움

선덕왕(780~785) 때부터는 왕위 다툼이 계속되어 이후로 귀족들이 족당을 모아 150년 동안 세력 다툼을 벌였는데, 그 동안 20명의 임금이 바뀌고 그 중의 태반은 무력에 의하여 쫓겨났다.

왕실의 위엄이 떨어져서 진성 여왕(眞聖女王) 때는 왕의 명령이 경주에서 십리를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한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지방의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으니 공주 부근에 있던 김헌창(金憲昌)과 청해진의 장보고는 그 대표적인 것이다.

이와 때를 같이 하여 흉년이 들고 노예들까지도 반란을 일으켜 신라의 국운은 나날이 기울어져 갔다.

후삼국과 신라의 멸망

신라의 세력이 약해지자 지방에 있던 영웅들이 혼란을 틈타서 일어났다.

후고구려를 일으킨 궁예는 원주 지방에서 개성⋅철원 부근까지 세력을 늘여, 철원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 이름을 태봉으로 고쳤다. 그러나 궁예는 성격이 포악하여 왕건(王建)이 이를 몰아내고 개성으로 서울을 옮겨 그 세력을 떨치게 되었는데, 이가 곧 고려(高麗)의 태조이다.

신라는 이미 국력이 약하여지고 민심이 고려에 쏠리므로, 경순왕(敬順王)은 나라의 명맥을 이어 나갈 힘이 없어 드디어 왕건에게로 나라를 들어 항복하였다(935).

호남 지방에서 일어난 견훤(甄萱)은 전주 지방에서 후백제라는 나라를 일으키고 신라를 자주 공격하였다. 고려는 후백제를 공격하여 공주 지방을 빼앗고 계속하여 압력을 가하니 견훤은 나라를 세운 지 44년 만에 고려에 귀순하고 말았다(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