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

십자군 전쟁이 끝난 후 유럽은 여러 모로 변하였다. 봉건 영주들의 세력이 무너지고 이름만 남아 있던 왕의 힘이 자라났다. 즉 봉건 제도가 무너지게 되었으며 중앙 집권적인 왕권 국가의 성장을 보게 되었다.

한편 십자군 전쟁의 영향으로 물자의 이동이 활발해졌고, 이에 따라 유럽 여러 곳에 도시가 자라나게 되었다. 이들 도시는 강력한 자치권을 가진 상업 도시였다.

십자군 전쟁에서 동방의 사정을 알게 된 상인들은 해외와의 교역을 활발히 하였다. 특히 이탈리아는 교통의 요지였으므로, 베네치아⋅밀라노⋅플로렌스 등의 상업 도시가 발달하고 유럽 북서쪽에는 안트워어프⋅함부르크와 같은 도시가 나타났다.

도시 사람들은 자기네들의 상공업 활동에 있어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단결하여 길드를 조직하였다.

영국과 프랑스

영국은 존 왕 때에 이르러 나라 안이 어지러워져서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를 바라게 되었다. 존 왕은 권력만 믿고 국민에게 무거운 세금을 부과시키며 귀족들을 억압하였다. 1215년에 귀족과 교회가 들고 일어나 대헌장을 만들어 왕으로 하여금 이것을 승인시켰다. 대헌장은 국민의 권리를 보장한 것으로 헌법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1265년에는 귀족과 교직자, 그리고 도시의 대표들이 모여 국정을 의론하기로 결의했는데, 이것은 또한 의회의 시초가 되었다.

한편 프랑스의 필립 2세는 영국과 싸워서 프랑스 내의 영국 세력을 내몰고 중앙 집권적인 근대 국가를 이룩하였다.

그 후 교황과의 대립이 생기자 귀족⋅교직자⋅평민의 대표로 삼부회(三部會)를 조직하고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하였다.

백년 전쟁

영국과 프랑스는 무너진 봉건 질서 위에 일찍 왕권을 강화하여 교황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된 군주국이 되었으나 프랑스에 있는 영국의 영토 문제로 백년이나 계속된 큰 싸움을 벌였다(1339). 프랑스는 한때 매우 위태로운 처지에 있었으나 오를레앙의 소녀 쟌다르크의 애국적 활동에 힘을 얻어 영국을 몰아 내고 승리하였다(1453).

백년 전쟁은 봉건 귀족들의 남은 세력을 꺾어 버리는 구실을 하였다. 프랑스는 영토를 회복한 뒤 중앙의 권력이 더욱 강화되고 영국은 봉건 귀족들이 두 패로 갈라져 장미 전쟁을 벌였다. 전쟁 후 영주들의 세력은 더욱 쇠약해졌다. 헨리 7세는 귀족들의 땅을 몰수하고 왕권을 굳게 만들었다.

다른 나라들의 일어남

에스파니아는 이슬람 세력을 몰아 내고 1492년에 왕국을 세웠으며, 포르투갈은 이미 12세기 중엽에 독립하여 해외로 벋어나고 있었다.

독일 지방은 영주들의 세력이 아직도 강하여 통일된 국가를 이루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신성 로마 제국의 위세도 날로 떨어져 가는 형편이었다. 스위스는 이러한 틈을 타서 빌헬름텔과 같은 애국자들이 나와 활동한 보람을 얻어 독립하였다(1499).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스웨덴⋅노르웨이⋅덴마아크 등이 11세기 경부터 각기 국가를 이루고 있었으나 서로 동맹을 맺고 한 군주를 섬기었다. 아시아의 마잘족은 발칸 지방에 들어와 헝가리 왕국을 이루었고, 러시아는 이반 3세가 몽고족을 쫓고 독립하였다(1480).

이와 같이 유럽에서는 봉건 제도가 무너진 다음 새로 군주 국가가 급속히 발달하여 새 역사를 이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