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혁명

최제우가 죽은 뒤에는 최시형(崔時亨)이 삼남 지방을 근거로 교세를 펴고, 교주의 신원 운동(伸寃運動)을 벌였다.

동학을 믿는 농민들은 부패한 관리들이 외국 세력에 눌리는 것을 보고 각지에서 반정부 혁명을 일으켰다.

1894년 전라도 고부(古阜)의 농민들은 사복만을 채우던 군수에게 대항하여 전봉준(全琫準)의 지휘 아래 혁명을 일으켰다. 정부에서는 동학당을 체포 살해하므로 동학당은 더욱 단결하여 태인(泰仁)⋅부안(扶安) 일대를 점령하고 세력을 폈다. 정부에서는 토벌대를 보냈으나 싸우지도 않고 도망해 버리는 형편이었다.

이 때 청이 우리 정부의 요청을 핑계로 군대를 우리 나라에 파견하니, 이에 힘을 얻은 정부는 호남 일대로 확대되었던 혁명군을 겨우 진압하였다.

양반들의 무력한 정치와 외국의 침략에 반대하던 동학군은 외국 세력이 들어오는 것을 피하고자 한때 휴전을 했다.

청일 전쟁

동학 혁명이 일어나자 조정에서는 청에 원병을 청하여 청병 3,000명이 아산만에 상륙하고, 일본도 톈진 조약에 의하여 7,000명이나 되는 군대를 인천에 상륙시켰다. 그러나 동학군은 이미 전주에서 물러난 뒤이므로 원병은 필요 없게 되었다. 청은 일본에게 같이 철수하자고 제안했으나, 다른 야심을 가진 일본은 이를 거절하고 청과 싸움을 벌이었다.

일본은 미리 준비하였던 군함으로 아산만에 있는 청의 해군을 격파하고 육군으로는 성환을 뺏으니 청군은 북으로 쫓기게 되었다. 이를 추격한 일본은 평양을 점령하고 해군은 뤼순과 웨이하이웨이(威海衛)를 점령하였다. 이에 청은 화의를 청하여 시모노세키 조약(下關條約)을 맺었다. 이 조약에 의하여 일본은 우리 나라에서 청의 세력을 몰아낸 다음, 타이완과 랴오뚱 반도를 얻었다.

갑오 경장

청을 몰아 내고 우리 나라에 대하여 정치 간섭의 기회를 얻게 된 일본은 우리 나라에 내정 개혁을 강요하게 되었다. 우리 정부도 개혁의 필요를 느껴 우리 역사상 최대의 개혁 운동인 갑오 경장을 벌여서, 군국 기무처(軍國機務處)를 중심으로 단시일 내에 대개혁을 추진하게 되었다. 행정부와 궁내부를 구별하여 의정부를 내각(內閣)이라 하고, 그 밑에 외부⋅내부⋅탁지부⋅법부⋅학부⋅농상공부⋅군부의 7부를 두고 봉급 제도와 관리 계급을 정한 다음 과거 제도는 폐지하였다.

화폐 제도를 통일하고, 세금을 현물 대신 화폐로 내게 하였고, 도량제도 바꾸었다. 또한 양반이니 상인이니 하는 신분 제도를 없애고, 노예 제도를 폐지하고, 연좌법(緣座法)을 철폐하였으며, 조혼도 금지하였다.

이러한 사회 개혁을 포함한 갑오 경장(甲午更張)은, 개국 이후 뜻 있는 사람들이 주장하여 오던 것이지만, 일본의 강압적 수단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잘 시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개혁이 정치와 사회에 커다란 전환점을 가져 왔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 제정한 홍범(洪範) 14조는 당시의 기본 정책을 잘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