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끝나고

역사 이래로 가장 큰 전쟁이 끝나자 세계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모든 나라들은 국민들을 잘 살게 하기 위하여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였다. 그리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계 기구(機構)를 마련하려고 서둘렀다.

지금까지 강대국의 식민지로 있던 나라들이 제각기 독립을 하게 된 것도 제1차 세계 대전 때와는 다른 점이다. 그러나 공산 세력이 점점 커져서 소란의 씨를 뿌리게 된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제 연합

이미 루우스벨트와 처어칠에 의하여 발표된 대서양 헌장(大西洋憲章)에는 대전이 끝나면 세계 평화를 지키는 기구가 있어야 겠다는 점이 지적되어 있었다. 1943년부터 45년 2월 얄타회담에 이르기까지 4개국 대표들이 자주 모여 국제기구의 초안과 검토를 마치고, 1945년 4월에는 50개국의 대표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모여 국제 연합 헌장에 조인하고 10월에는 국제 연합으로 발족하였다. 국제 연합은 모든 나라에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안류 생활의 평화로운 향상과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 연합은 제1차 세계 대전 후에 있었던 국제 연맹이 실패한 원인을 생각하여 여러 가지 좋은 방법을 마련해 내었다.

강대국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모든 회원국이 한 표씩을 가지게 하고, 미⋅영⋅불⋅중⋅소 다섯 나라는 안전 보장 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강대국의 특권이 오늘날에 와서 국제 연합의 모순점으로 변해 버린 것은 소련의 지나친 거부권 행사 때문이다. 국제 연합에는 총회⋅안전 보장 이사회 등의 6대 기구 이외에도 여러 가지 전문 기구를 두어, 노동⋅기후⋅식량⋅무역⋅항공⋅우편⋅교육⋅과학 등 각 방면에 여러 나라가 협조하여 일하도록 꾸며 놓았다. 우리 나라는 비록 정회원으로 가입하지 못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전문 기구에 가입하여 국제 협조에 힘쓰고 있다.

1948년 12월에는 세계 인권 선언이 발표되어, 모든 인간은 자유로우며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는 기본적 인권의 확립을 선언하였다.

국제 연합의 활동

20년의 역사를 거듭하는 동안 국제 연합의 회원국은 50여 국에서 120여 국으로 늘어나고 그동안 한 일도 많다. 본부를 미국 뉴우요오크에 두고 안전 보장 이사회는 쉬는 날이 없이 일하고 있으며, 그 밖의 전문 기구를 통한 업적도 크다. 특히 여러 약소 민족들이 강대국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되어 독립 국가로 자주성을 찾으니, 역사상 볼 수 없었던 많은 나라들이 지구상에 나타났다.

국제 연합은 새로 일어난 나라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 강대국의 압력을 물리치고 자주 독립을 하는 데 적극적으로 도와 주고 있다. 세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주고, 국가 사이의 분쟁이 일어나면 이것을 조정하여 준다. 국제 연합을 통한 원조 계획이 이러한 신생 국가들을 육성하는 데 공이 컸고,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 연맹 때와는 전연 다른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패전국인 독일⋅이탈리아⋅일본도 국제 연합의 정신을 받아 조속히 복구될 수 있었고, 오늘날에 와서는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던 때보다 더 많은 발전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