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신화와 그 의의

청동기 문화의 발전을 배경으로 최초로 성립된 국가는 고조선이었으며, 그 군장을 단군 왕검이라고 불렀다. 고려 말에 쓰여진 삼국유사에서 고조선의 건국을 알려 주는 신화를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군 신화에는 우리 민족의 건국 사상과 역사적 사실의 일면도 담겨져 있어서, 이 신화가 지난 의의는 매우 크다. 독립 국가로서의 우리 나라의 역사가 중국과 같은 오랜 전통을 가진 것임을 말해 주고 있다.

한편, 이 건국 신화는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상징하는 것으로서, 특히 한말 일제하에서는 우리 민족에게 용기와 긍지를 불어넣어 주었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이 신화를 자랑스럽게 간직하여 왔다.

고조선의 사회

고조선은 점차 세력을 키워서 기원전 4세기경에는 중국의 연나라와 맞설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연의 침략을 받아 2천여 리의 영토를 상실하면서 세력이 약해졌다.

고조선 사회의 지배자는 족장들이었다. 그들은 청동제의 무기를 지니고 말을 타고 다녔으며, 그가 죽으면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거대한 고인돌을 만들어 주었다.

한편, 고조선에서는 모든 사람이 지켜야 할 8조 법금이 있었다. 그 중에서, “사람을 죽인 자는 사형에 처한다. 남에게 상해를 입힌 자는 곡식으로써 갚는다. 도둑질한 자는 노비로 삼는데, 만약 용서를 받으려면 많은 돈(50만 냥)을 내야 한다.”는 세 가지 조항만 오늘에 알려져 있다.

이 법금의 내용으로 보아, 고조선 사회는 개인의 생명과 노동력 및 재산을 보호하는 사회였음을 알 수 있다.

철기 문화의 발전

일찌기 철기를 만들어 쓸 줄 안 우리 민족은, 그 뒤 기원전 4세기경에 중국 철기 문화의 자극을 받아 이를 더욱 발전시키게 되었다.

이 때, 중국에서는 여러 제후국들이 서로 싸우는 전국 시대였다. 중국 북동부 지방에 살던 사람들 중에는 이 혼란을 피하여 동쪽의 고조선으로 이동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들 이동해 온 사람들 가운데 위만은 점차 이주민 세력을 길러, 기원전 2세기에는 고조선의 준왕을 내쫓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 그리하여, 고조선은 새로운 철기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 의해 다스려지게 되었고, 이 때부터 철기 문화가 우리 나라 전역에 퍼져 갔다.

이 시기의 유적, 유물로는 토광묘, 옹관묘 등의 무덤이 있고, 칼, 창, 낫, 가래, 쟁기 등의 철기와 칼, 창, 거울, 동물 모양의 대구(허리띠 고리쇠) 등의 청동기가 있으며, 연나라에서 사용되던 명도전이라는 돈도 있다.

고조선의 변천과 한의 군현

위만이 왕이 된 후에, 고조선은 주위의 여러 지역을 아울러 큰 세력을 떨치게 되었다.

그 뒤, 위만의 손자 우거왕 때에는, 주변 여러 지역이 한과 직접 무역하는 것을 방해하고 중계 무역을 하여 많은 이익을 얻었다. 한은 이와 같은 고조선의 중계 무역을 싫어한 나머지 고조선을 침략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고조선은 한의 대군을 맞아 1년 동안이나 잘 싸웠으나, 기원전 108년에 마침내 왕검성이 함락되었다.

한은 고조선을 멸망시킨 후, 낙랑, 진번, 임둔, 현도의 4군을 두고, 그들의 관리를 파견하여 다스렸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끈질기게 저항하여 임둔군과 진번군을 곧 철폐시키고, 이어서 현도군도 통구 지방에서 요동 방면으로 몰아 냈다. 다만, 낙랑군은 여러 차례 우리 민족의 저항을 받으면서도 지속되다가, 고구려에게 망하였다(313).

부족 국가의 자라남

각 지방으로 퍼져 간 철기 문화는 기원을 전후하여 한반도의 남부 지방에 보급되어, 김해, 웅천, 마산 등의 조개무지에서는 이 때의 철기들이 발굴되고 있다. 한편, 이 무렵에 고조선의 변천에 따라 그 지역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렇게 철기 문화의 발전과 사람들의 활발한 이동으로 성읍 중심의 강력한 부족 국가들이 급속히 성장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부족 국가들은 이보다 앞서 청동기 문화의 발달로 성립을 보았으나, 그 후 철기 문화가 보급되면서 만주와 한반도의 여러 곳에 새로운 부족 국가들이 차차 등장하게 되었다.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및 삼한의 여러 나라들이 그것이다.

부여의 생활

부여는 만주 쑹화 강 상류 지방의 넓은 평야에 자리잡고 일찌기 여러 부족을 합쳐 나라를 이룩하였다. 정치는 왕과 부족장들로 구성된 귀족들이 맡아 보았으며, 백성들은 농사와 목축에 종사하였다.

부여는 농업과 목축업이 발달하여 생활이 윤택하였으며, 은 정월(12월)에는 영고라는 제천 행사를 하며 모든 백성들이 함께 즐겼다.

이 나라의 법률은 매우 엄격하여, 살인자는 사형에 처하고 그 가족은 잡아다가 종으로 삼았으며, 도둑질한 자는 그것의 12배를 갚도록 하였다. 한편, 장례를 후하게 치르는 풍습이 있었고, 귀족이 죽으면 많은 사람을 함께 순장하였다.

고구려의 일어남

부여족의 한 갈래가 압록강 중류의 험준한 산골짜기에서 일으킨 나라가 고구려다. 자연 환경 때문에 넉넉하지 못한 생활을 하던 고구려인은 억세고 날랜 습성을 키워, 한의 현도군을 요동 방면으로 몰아 낼 수 있었다. 그 후, 고구려는 도읍을 국내성으로 옮기고, 주위의 여러 부족 국가들을 아울러서 고대 왕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고구려는 5개 부족이 중심이 되어 나라를 이루었다. 왕 밑에는 상가, 고추가, 대로, 패자, 사자, 조의, 선인 등의 관직을 두었다. 그리고, 부족장들도 각기 사자, 조의, 선인 등을 두었다. 그 후, 고대 국가로 발전하면서 왕을 중심으로 하는 일관된 관료 체계가 성립되었다.

고구려에서는 무예를 숭상하여 사람들이 용감하였고, 법률이 엄하여 무거운 죄를 지으면 곧 사형에 처하고, 그 가족은 종으로 삼았다. 10월에는 온 나라에서 동맹이라는 큰 잔치를 베풀며 시조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옥저와 동예

동해안의 함흥 평야 지방에는 고구려와 같은 계통의 옥저가 있었고, 그 남쪽에는 동예가 있었다. 여기에는 마을마다 우두머리가 있어 각기 마을을 다스렸는데, 부여나 고구려처럼 세력이 집중되지 못하여 왕의 권세를 가진 자가 나타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일찍부터 옥저는 고구려의 지배를 받았으며, 해산물과 소금 등의 특산물을 고구려에 바쳤다. 또, 동예에서는 10월에 무천이라는 행사를 하였다.

삼한의 생활

북쪽의 우리 겨레들이 고조선과 여러 부족 국가를 이룩하고 있을 때, 한강 이남에는 진이 있었다. 그 후, 진은 철기 문화와 이주민을 받아들이면서 마한, 진한, 변한의 세 연맹체로 발전하였다. 마한은 우리 나라 남부의 서쪽, 진한은 동쪽, 그리고 변한은 남쪽에 각각 자리 잡았다.

삼한은 제사와 정치가 분리된 사회였다. 이 사회에서 정치를 맡은 군장들은 그 세력의 크기에 따라 신지, 읍차 등의 이름으로 불렸고, 제사를 맡은 제사장은 천군이라 하였다. 각 지역에서는 소도라 하는 신성 지역을 따로 두고 천군이 다스렸는데, 여기에는 군장의 정치적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였으며, 죄인이 이 지역 안으로 도망하면 잡아가지 못하였다.

삼한에서는 벼농사를 비롯한 농업이 발달하였고, 저수지도 만들어졌다. 김제의 벽골제, 제천의 의림지, 밀양의 수산제 등은 이 때에 만들어진 것이다. 변한에서는 철이 많이 생산되어 낙랑, 대방, 일본 등지로 수출하였다.

그리고, 삼한에서는 씨를 뿌리고 난 뒤인 5월과 추수가 끝난 10월에 각각 하늘에 제사지내고, 여러 사람이 모여 노래와 춤으로 즐겼다 한다. 이는 봄에 풍년을 빌고 가을 추수 후에 감사하는 행사로서, 이것이 뒷날 5월 단오와 10월 상달의 풍속으로 전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