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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Ⅰ. 조선 사회의 새 동향
  • 1. 조선의 중흥

1. 조선의 중흥

〔학습 개요〕

왜란과 호란의 두 전란은 우리 민족에게 큰 고난과 피해를 주었다. 전란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도 컸고, 정치 질서의 문란에서 오는 민생의 고통도 매우 심하였다.

이에, 국가를 재건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이 여러 각도에서 전개되었다. 세금을 가볍게 하고, 농촌 사회에 큰 부담을 주었던 공납과 군역의 제도를 개혁하여 민생을 돌보는 한편, 국방을 튼튼히 하고, 국가 재정 제도를 개혁하는 등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특히, 영⋅정조 때에 와서 사회 안정과 경제 발전, 민족 문화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노력이 여러 가지로 추진되면서 조선은 중흥을 보게 되었다.

학습 문제

1. 왜란과 호란의 국난을 겪은 후, 우리 민족은 나라를 다시 일으키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어떻게 노력하였을까?

2. 여러 가지 제도의 개혁은 국민 생활과 국가 재정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

3. 조선의 중흥을 위한 정치적 노력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중흥 정치

조선은 왜란과 호란의 국난을 거듭 겪음으로써 국토는 황폐해지고, 백성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사방으로 흩어져 고통을 겪었다.

또, 조세가 제대로 거치지 않아 국가 재정도 몹시 어려웠다. 이와 같이 피폐된 상황 아래에서는 모든 제도가 제대로 운용될 수 없었으며, 자연 관기도 문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양 난 후의 이와 같은 나라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가들 사이에는 정치적 대립이 그치지 않았다.

국가는 어려운 재정을 메우기 위하여 납속이나 공명첩의 방법을 썼다. 이에 따라, 부유한 상민이 양반의 신분을 얻거나 관직을 얻기도 하고, 천민이 상민의 신분을 얻기도 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경제적 토대를 잃은 양반 가운데에는 상민과 다름없는 어려운 처지에 빠져 양반으로서의 사회적 체면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생겼다.

이와 같은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곤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 때까지 양반을 중심으로 유지되어 오던 신분제 등에 변화가 일게 되었다. 이에, 조정에서는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고, 국가 재정을 튼튼히 하며, 국민 생활을 안정시켜 국가를 다시 일으키고자 하는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흐트러진 정치 제도를 바로잡는 한편, 정치의 안정과 농본 민생을 위한 정책을 폈으며, 일부 선각자들은 실학 운동을 벌였다.

훈련도감

왜란과 호란을 겪는 과정에서 국방력이 허술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리하여, 국방력을 강화시킬 필요에서, 국초부터 실시해 오던 5위의 군제를 개편하여 훈련도감을 비롯한 5군영을 두었다.

훈련도감은 포수, 사수, 살수의 3수병을 훈련하기 위하여 왜란 중에 설치한 군사 훈련 기관이다. 그 밖에, 서울의 수비를 강화하기 위하여 총융청을 두어 남양, 수원, 장단 등 3진을 관할하게 하였고, 또 수어청을 두어 광주, 양주 등의 군무를 맡게 하였으며, 어영청과 금위영을 두어 서울 수비를 맡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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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기관이던 비변사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행정 최고 기관인 의정부는 이름만의 기관으로 변하였다. 비변사는 원래 비상시의 군사 행정을 위하여 정부 고관들로 구성되었던 특수 기관이었는데, 왜란 후에는 일반 행정까지 맡아 보는 국가 최고 기관으로 변했다.

대동법

장기간에 걸친 전란으로 국토가 황폐해졌을 뿐만 아니라, 경작지도 줄어들었다. 또, 사회 질서의 혼란을 틈탄 간사한 벼슬아치들의 부정으로 국가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고, 백성들의 생활은 매우 어려워졌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 농토를 개간하고 묵은 농토에 다시 농사짓게 하여 경작지를 늘리는 한편, 토지를 측량하고 토지 대장을 새로 만들어 농토를 파악하는 데 힘썼다. 또,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전세를 풍년, 흉년에 관계 없이 일정하게 내게 하는 법을 실시하였다.

여러 가지 개혁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만한 개혁은 백성들에게 큰 부담과 괴로움을 주던 공납을 현물 대신 쌀로 바치게 하는 대동법의 실시였다. 당시, 지방 토산물로 바쳐야 하는 공물 세납은 납입, 보관, 운반 등에 어려움이 있었고, 관리들의 부정이 끼여들기 쉬워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대동법은 왜란 직후, 이원익의 주장에 따라 우선 경기도에 시험적으로 실시하였는데, 이 일을 선혜청이 맡아 보도록 했다. 이 대동법의 시행이 바람직스러운 것으로 밝혀지자, 숙종 때에는 평안도, 함경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확대, 실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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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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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법의 실시로 국가의 수입은 늘어났으나, 이 법을 운영하는 관리들의 부정은 여전하여, 소작농이 대부분인 농민들의 부담은 별로 줄어들지 않았다.

균역법

양인은 장정이 되면 군역의 의무를 져야 했다. 직접 현역에 복무하거나 또는 보가 되어 군역의 의무를 대행하여야 했다. 그러나, 16세기 이후로 군역 의무자는 현역에 나가지 않는 대신 군포를 바치는 방법으로 바뀌었다. 군포는 장정 한 사람이 16개월에 2필씩을 바쳐야 했다.

그러나, 그 후 국가 질서가 문란해지자, 2필의 군포마저 내지 않는 무리들이 생겨났고, 일부 관리들은 군포 부과를 가지고 부정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리하여, 숙종 이후로 양인에게 괴로움을 주어 왔던 군포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결국, 영조 때에 와서 이 폐단을 고치기 위해 균역법을 실시하였다(1750).

균역법은 군포를 1년에 1필로 줄여 양인의 부담을 덜어 주고, 그로 말미암아 생기는 국가 수입의 감소는 종래의 권세가와 왕가에서 받아 오던 어장세, 염세, 선박세를 나라에서 받아들여 보충하였다.

균역법은, 백성들의 부담이 가벼워지고, 간접적으로 의무 이행자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뜻있는 개혁이었다. 그러나, 균역법의 시행 과정에서 관리들의 부정이 그치지 않아 역시 문제가 되었다.

탕평책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한 제도의 개혁이 일부 선각적인 정치가에 의해 추진되는 것과 때를 맞추어, 학문 활동에 있어서도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학문을 해야겠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마침 영조, 정조와 같은 국가 중흥의 큰 뜻을 품은 국왕이 나타나, 다시 왕도 정치를 펴고자 하는 정치적 노력을 여러 모로 전개하였다.

영조와 정조가 다스리던 76년간은, 정치적으로 조선 왕조가 다시 자리가 잡히고, 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민생이 안정됨으로써 새로운 문화 활동을 보인 시기로, 조선의 중흥기였다.

영조는 당쟁을 막아야겠다는 뜻에서 탕평책을 썼으며, 국가 재정을 안정시키고 백성의 어려움을 덜기 위하여 균역법을 실시하고 세금 제도를 고쳤다. 한편, 농업과 상업을 장려하여 국민 생활의 안정을 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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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평비
탕평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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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나친 형벌이나 가혹한 악형을 금지하고, 신문고 제도를 부활하여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돌보는 한편, 사치를 금하고 풍속 생활을 바로잡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규장각

영조의 뒤를 이은 정조는 학문을 좋아하는 임금이었다. 여러 가지 활자를 만들어 인쇄술의 발달을 도왔고, 규장각을 설치하여 많은 서적을 보관하게 하는 한편, 대전통편, 국조보감, 규장전운 등 많은 책을 간행하였으며, 정조 자신이 홍재전서라는 문집을 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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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각 서가
규장각 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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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장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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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탕평책을 써 당쟁을 금했고, 형벌 제도를 고쳤을 뿐 아니라, 빈민들을 돕기 위한 여러 법을 제정했다. 또, 백성의 생활에 큰 관심을 가져 농업의 발달과 삼림, 제방의 보호에 관한 여러 규칙을 제정, 실시하였다.

이와 같은 영조와 정조의 노력으로 정치, 사회가 안정되고 민생이 넉넉해졌다. 또, 영조와 정조는 학문을 장려하여 많은 학자가 나왔다. 영조와 정조 때에 실학이 크게 융성하였을 뿐 아니라, 유익한 도서가 많이 편찬되었다. 이처럼 조선은 전기의 전성기를 다시 보는 듯 중흥의 기운이 넘쳤다.

학습 정리

1. 정부에서는 국가 재정 형편을 바로잡는 한편, 농촌 사회의 어려움을 구제하기 위한 노력으로서 대동법, 균역법 등 세제의 개혁이 있었다.

2. 조선은 영⋅정조 때에 정치, 사회의 안정, 국민 생활의 향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중흥을 보았다.

3. 중흥 정치로 인한 제도의 정비, 사회의 안정, 경제의 성장은 양반 문화를 크게 부흥시키는 배경이 되었다.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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