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도

삼국은 왕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였으며, 정치는 왕과 귀족이 주도하였다. 귀족 중심의 정치는 자연히 여러 가지의 특수한 사회 제도를 남겼다. 신라는 화백과 같은 귀족 대표자 회의를 두어 여기에서 국가의 중대사를 의논하였다. 삼국은 각기 조직화된 행정 제도를 마련하여 중앙에서 관리를 파견함으로써 강력한 지배 체제를 유지하였다.

삼국은 각기 왕족을 포함한 귀족이 정치, 문화의 담당자로서 여러 가지의 특권을 누렸다. 그 아래에는 평민과 노비가 있었는데, 평민의 대다수인 농민은 국가의 조세와 부역을 담당하였다.

고구려는 왕족인 계루부와 왕비족인 절노부 등 5부족이 최고의 귀족층을 이루어 정치를 주도하였으며, 특히 계루부의 고씨가 왕위를 세습하였다.

백제는 왕족인 부여씨와 8개의 귀족 가문이 있었다. 초기에는 부여씨의 왕족과 진씨, 해씨의 왕비족이 정치를 주도하였으나, 후기에는 사씨, 연씨 등의 세력이 커져 이들이 정치를 주도하였다.

신라는 초기에 박, 석, 김씨의 3성이 왕위를 번갈아 가면서 계승하였으나, 내물왕 이후에는 김씨가 왕위를 세습하여 왕권이 안정되었다.

신라는 국가가 발전함에 따라 골품 제도라는 신분 제도를 마련하였다. 왕족인 성골과 진골, 귀족인 6, 5, 4두품이 있었는데, 성골은 진덕 여왕으로 끝나고, 무열왕 이후에는 진골 출신이 왕이 되었다.

6두품은 큰 부족장의 후예였으나, 관직 승진에 있어서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이들은 주로 학문과 종교 분야에서 활동하였으며, 말기에 와서는 정치⋅사회적으로 불만을 가진 세력으로 변모하였다.

정치 제도

삼국은 각기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통치 조직이 필요하였다. 대개 비슷한 지배 조직을 가지고 있었으나, 나라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고구려는 대대로 이하 10여 등급의 관리가 중앙 정치를 분담하였고, 전국의 행정 구역은 서울과 같이 5부로 나뉘었으나, 실제로는 여러 성을 중심으로 지방 통치가 이루어졌다.

백제는 좌평 이하 16등급의 관리가 나라의 일을 맡아 보았으며, 그 중에서도 상좌평이 최고의 책임자였다. 한편, 후기에는 22부의 실무 관청이 행정을 분담하였고, 서울은 5부로, 지방은 5방으로 나뉘었으며, 각지에는 22개의 담로라는 특수 구역이 있어 왕족이 다스렸다.

신라는 이벌찬 이하 17등급의 관리가 있었으나, 신분에 따라 일정한 제한이 있었다. 신라의 지배 조직은 법흥왕 때 상대등, 병부가 설치된 이래 오랜 시일을 두고 발전되다가, 진덕 여왕 때 집사부와 창부가 생기면서 크게 정비되었다. 특히, 왕권이 강화되면서부터 집사부의 중시(시중)가 행정을 통괄하였다. 행정 구역은 서울을 6부, 지방을 5주로 나누었다.

경제 생활

삼국 시대에는 농지 개간과 수리 시설의 확장으로 농업이 발달하였다. 평야가 많은 백제와 신라에서는 벼농사를 많이 지었고, 산악 지대가 많은 고구려에서는 밭농사를 많이 지었으며, 주로 조를 재배하였다.

농업이 발달함에 따라 상업도 성하게 되어, 큰 도시에는 시장이 열리고 특산물이 매매되었으며, 중국과의 무역도 성행하였다.

산업의 발달로 귀족들은 여유 있는 생활을 하였지만, 백성들은 궁핍한 생활을 하였다. 고구려에서는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서 진대법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사회 생활

삼국 시대에는 산업이 발달하고 사회가 분화되어 가면서 사회 활동이 다양해졌다. 산악 지대에 살던 고구려 사람들은 사냥을 좋아하고, 무예를 숭상하였다. 특히, 매년 3월에는 사냥 대회를 열어 무술을 닦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며, 인재를 발탁하기도 하였다.

한편, 신라에는 유능한 청소년을 양성하는 단체로서 화랑도가 있었다. 진흥왕 때 국가적 조직으로 확대된 이 단체는, 무술과 도의를 닦고, 나라에 봉사하는 정신을 길러 삼국 통일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각 계층 간의 대립을 완화하는 구실도 하였다.

또, 두 왕녀를 중심으로 온 나라 부녀자들이 두 패로 나뉘어 길쌈 대회를 열어, 한가윗날에 그 승부를 가루었는데, 진 편에서 회소곡을 부르며 이긴 편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놀이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