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신라의 전성

통일 신라는 무열왕에서 신문왕에 이르는 사이에 전제 왕권을 보다 강화하고 제도를 정비하였다.

신문왕 때에는 귀족 세력을 억누르고 군사 제도를 정비하였다. 그리고 유교의 도덕 정치 이념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전제 왕권을 확립하였다.

그 후, 성덕왕에서 경덕왕에 이르는 시기는 통일 신라 문화의 극성기로서, 당과의 관계도 원활하였으며, 사회가 안정되고 문화가 융성하였다. 동시에, 신라인의 해외 활동도 활발하였으며, 불교 예술은 극치를 이루었다.

정치 제도

삼국을 통일한 신라는 넓은 영토와 많은 국민을 다스리기 위하여 새로운 제도의 개편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신문왕 때를 전후하여 통일 국가에 맞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였다.

중앙 정치 제도에서는 종래 귀족 세력을 대표하던 상대등의 권한이 약화되고, 집사성의 장관인 시중의 권한이 강화되었으며, 위화부, 이방부 등 10여 개의 중앙 관청이 행정을 분담하였다.

지방은 9주로 나누었고, 지방의 중심지에는 5소경을 두었다. 주 아래에는 군, 현이 있었으며, 말단 행정 구역으로는 촌과 특수 구역인 향, 부곡이 있었다. 촌의 농민들은 실제로 토착 세력인 촌주가 지배하였다.

한편, 지방 세력을 억제하기 위하여 상수리 제도를 두었는데, 이것은 후일 고려 시대 기인 제도의 시초가 되었다.

또, 통일 신라는 강력한 왕권을 유지하는 한편, 국토를 지키기 위하여, 특히 군사 제도를 강화하였다. 중앙군으로는 9서당이 있었고, 지방군으로는 10정이 있었다. 특히, 9서당은 신라인 외에도 고구려, 백제, 말갈인까지 포용하여 편성하였다.

경제 생활

통일 신라는 국가의 수입을 늘리고, 귀족 세력을 억제하기 위하여, 관리들에게 관료전을 주는 한편, 녹읍을 폐지하였다.

그러나 그 후에 녹읍이 부활되어, 귀족들은 조세와 공물을 징수하여 여유 있는 생활을 누렸다. 한편, 백성들에게는 정전을 주어 생활을 안정시키려 하였으나,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였다.

통일 신라의 민정 문서에 따르면, 농민들은 촌 단위로 생활하였는데, 자신들의 땅은 물론, 여러 종류의 국가 토지를 경작하였으며, 소와 말을 기르고, 뽕나무, 호두나무, 잣나무 등을 재배하였다.

한편, 농업이나 목축업뿐만 아니라, 금은 세공품과 비단, 삼베 등을 생산하는 수공업도 발달하였다. 이러한 산업의 발달은 경주의 번영을 가져왔고, 이에 따라 통일 전부터 있었던 동시와 함께 서시, 남시 등 큰 시장의 설치를 보게 되었다.

해상 무역

통일 신라가 정치적으로 안정되면서 당과의 교류가 활발해졌다. 그에 따라 공식 사절을 비롯하여 유학생, 승려, 상인 등의 왕래가 빈번해져 당의 문물을 받아들이게 됨과 동시에, 무역이 성하여 모시, 삼, 금은 세공품 등을 수출하게 되었다.

당과의 무역로는 통일 이전부터 이용되었던 당항성에서 산둥 반도로 가는 길과, 전남 영암에서 지금의 상하이 방면으로 가는 바닷길이 있었다.

한편, 울산항은 무역 항구로서 크게 번성하여 아라비아 상인까지도 내왕하였다. 신라인의 활발한 왕래로 산둥 반도 등지에는 신라인의 집단 거류지인 신라방이 생기고, 신라소라는 감독 관청과 신라원이라는 절까지 있었다.

9세기 이후에 해적들의 약탈 행위가 극심해지자, 장보고는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여 해적을 소탕하고, 당, 일본과의 무역을 독점하면서 한때 황해의 해상권을 장악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