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개요〕
조선은 국초부터 일본에 대해서 평화로운 통상의 길을 열어 주었으나, 일본인들은 수시로 해안 지방에서 소란을 피우더니, 마침내 1592년에는 조선에 대한 침략 전쟁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조선은 7년간에 걸친 왜란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국난을 당하여 온 겨레는 침략자에 대항하여 싸웠다.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과 다시 편성된 관군, 그리고 수군의 용전으로 마침내 외침을 극복하였다.
그러나 조선은 왜란의 상처가 미처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만주의 새 지배자로 등장한 여진족으로부터 침략을 받게 되었다.
두 차례의 외침은 우리 나라는 물론 동아시아의 국제 정세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학습 문제
1. 왜란이 일어난 원인은 무엇이며, 우리 민족은 이 국난을 어떻게 극복하였는가?
2. 광해군과 인조 때의 외교 정책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3. 왜란과 호란이 우리 민족에게 준 역사적 교훈은 무엇인가?
임진왜란
16세기 말엽, 조선에서는 양반 사회의 모순이 깊어져서 지배층이 분열되고 국력이 약화되어 가고 있었다.
이 때,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하여 100여 년 간 계속되어 온 내란이 끝나고 통일 국가가 성립되었다. 도요토미는 자신에 대한 불평 세력의 관심을 밖으로 쏠리게 하고, 아울러 자신의 침략적 야심을 펴기 위해 우리 나라로 쳐들어왔다(1592). 이를 임진왜란이라고 한다. 새로 도입한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은, 활과 창으로 맞서는 조선 군대를 쉽게 격파하면서 쳐들어왔다.
왜군의 침략에 대항하여 정발, 송상현 등이 부산진과 동래성에서 힘껏 싸웠으나 실패하였고, 얼마 안 가서 충주의 방어선도 무너졌다.
조정에서는 특별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의주로 피난을 갔다. 그리하여 왜군은 부산에 상륙한 지 20여 일 만에 서울을 함락시키고, 계속하여 평안도와 함경도 지방까지 북상하였다.
그러나 의병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수군이 해상 교통로를 차단하며, 명군까지 합세하여 반격하자, 전세는 왜군에게 불리해졌다. 쫓기게 된 왜군은 화의를 시도하였다.
화의의 교섭이 결렬되자, 왜군은 다시 침략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우리 관군과 의병도 새로이 준비를 갖추고 명군과 연합하여 왜군을 막을 수 있었다.
한편, 모함을 받고 물러나 있던 이순신이 다시 복직되어 명량에서 일본의 수군을 크게 쳐부수고, 때마침 일본에서는 도요토미가 사망하게 되자 왜군은 철수하기 시작하였다. 이 때, 이순신은 철수하는 왜군을 노량에서 대파하고 순국하였다. 이로써 7년간에 걸친 전란은 끝을 맺었으나, 전란의 피해는 적지 아니하였다.
민족의 항전
우리 민족은 국가적인 큰 위기를 맞았지만, 고난에 굴하지 않고 끈질긴 항전을 계속하였다.
육전에서의 패배와는 달리, 해전에서는 큰 전과를 올렸다. 이순신이 이끈 수군은 거북선을 이용하여 옥포, 사천, 당항포 등지에서 큰 전과를 올렸고, 특히 한산도에서 최대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수군은 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왜군의 작전을 봉쇄하여 호남 지방의 곡창 지대를 보존하게 되었다.
한편, 각 지방에서는 유생, 승려, 농민들이 의병을 일으켜, 가족과 재산, 그리고 마을을 지키기 위하여 왜군과 싸웠다. 의병은 자기 고장의 지리에 밝았으므로, 지형을 잘 이용하여 왜군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의병은 농민이 그 주축을 이루었는데, 대표적인 의병장으로는 곽재우, 조헌, 고경명, 휴정 등이 유명하였다.
의병의 유격 전술은 왜군에게 큰 피해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관군으로 하여금 전열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게 하였다. 그리하여 관군은 의병 부대와 연락을 취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김시민은 진주성을 끝내 지켰고, 권율은 행주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왜란의 영향
전란의 피해는 우리 나라가 가장 심했으나, 일본과 명도 그 피해가 적지 아니하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농토가 심하게 황폐해졌고, 경작 면적이 3분의 1로 줄어들어 농민의 생활은 비참해졌으며, 전사, 포로 등으로 인구가 감소하였다. 또, 경복궁, 불국사, 사고 등이 불타 문화재의 손실이 컸다. 반면에, 비격진천뢰, 화차 등의 새로운 전술 무기가 개발되었다.
일본에서는 정권이 바뀌고, 조선으로부터 여러 가지 문화재와 선진 문물이 전해져 일본 문화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그리고 명은 우리에게 군대를 보낸 부담 때문에 국력이 쇠약해졌다. 이에, 만주에서 일어난 여진족은 명을 쓰러뜨리고, 중국 대륙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하였다.
통신사의 파견
임진왜란 후, 일본은 조선에 여러 차례에 걸쳐 사절을 보내고 다시 통교할 것을 간청하여 왔다.
이에 조선은, 일본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본인의 내왕과 그들의 무역을 허용하였다. 그리하여 많은 일본 사람들이 조선에 오게 되고, 조선에서는 십여 차례에 걸쳐 일본에 통신사를 파견하였다. 통신사 일행은 한 번에 약 400명 정도로 편성되었는데, 이들은 학술, 예술, 기술을 전해 주는 문화 사절의 역할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은, 오늘날 전해 오는 통신사 행렬도 등에 잘 나타나 있다.
병자호란
왜란으로 명의 국세가 약해지자, 그 틈을 이용하여 만주 지방에 흩어져 살던 여진족은 명의 지배에서 벗어나 후금을 건국하였다.
이에, 조선에서는 산성을 수리하고 무기를 점검하는 등 국방에 힘쓰면서 광해군은 명과 후금에 대하여 신중한 중립적 외교를 폈다.
그러나 인조 반정으로 집권한 서인 정권은 친명 정책을 펴서 후금을 배척하였다. 이에 후금은 조선에 쳐들어왔다. 후금의 군대는 평산까지 침략했다가 강화를 맺고 만주로 돌아갔다. 이를 정묘호란이라 한다.
정묘호란 후, 후금은 나라 이름을 청으로 고치고, 조선에 대하여 군신의 예를 요구하면서 다시 침략해 왔다.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옮겨 45일간 항전을 폈으나, 끝내 청의 요구를 받아들여 강화를 맺고 말았다. 이 전쟁을 병자호란이라 한다(1636).
북벌론과 나선 정벌
두 차례의 침략을 받아 큰 피해를 입은 우리 민족은 청에 대한 적개심이 대단히 높아졌다. 그리하여 청을 치자는 북벌론이 일어났다. 실제로 효종은 송시열, 이완 등과 함께 남한산성과 북한산성을 수축하고 강력한 군사 훈련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청은 만주와 중국 본토에서 막강한 국가로 성장하였기 때문에 북벌론은 실현되기가 어려웠다.
한편, 청은 북만주의 흑룡강 부근에 출몰하는 러시아 세력을 물리치고자 조선에 원병을 요청하여 왔다.
이 때, 러시아는 동방에 대한 침략의 야욕을 가지고 이 방면에 꾸준히 그 세력을 펴 나가고 있었다. 이에, 조선에서는 훈련이 잘 된 조총 부대를 두 차례나 동원하여 청군과 함께 러시아 세력을 격퇴하였다. 이를 나선 정벌이라고 한다.
◇ 학습 정리 ◇
1. 양반 사회의 분열과 대립으로 정치적 혼란이 일어나고 국방력이 약화되었을 때, 왜란을 겪게 되었다.
2. 각지에서 일어난 의병의 활동, 이순신이 이끈 수군의 활약, 재편성된 관군의 반격 등 온 국민이 힘을 합한 구국 항쟁으로 국난을 극복하였다.
3. 광해군 때에는 명과 후금 사이에서 신중한 중립적 외교를 추진하였으나, 인조 반정 후 외교 정책을 친명 배금 정책으로 바꾸었다.
4. 왜란과 호란을 극복한 후, 현실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하여 민생의 안정과 부국 강병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