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특사 사건을 구실로 고종 황제를 강제로 퇴위시킨 일제는 군대를 해산시켰다. 그 뒤에 사법권과 경찰권마저 장악하여 군사, 행정, 사법, 치안 등 모든 분야의 지배권을 장악해 나갔다.

또, 일제는 강력한 항일 전쟁을 폈던 의병 활동을 어느 정도 잠재우자, 한국을 식민지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하여 일진회의 이용구, 송병준 등 친일파를 앞세워, 나라를 일본에 합치자는 각종 청원서나 성명서를 발표하게 하였다. 이는 국권 침탈이 한국인의 요청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위장하려는 술책이었다.

마침내 일제는 군대와 경찰을 전국 각지에 배치하여 우리 민족의 저항을 미리 차단하고, 이완용을 중심으로 한 매국 내각과 이른바 합방 조약을 체결하였다(1910). 이로써 오랫동안 독자적인 문화를 창조하면서 발전해 온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기고 일제의 노예 상태로 떨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