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해(1795)에 [현륭원 근처에 있는] 미륵 고개[彌勒峴] 위쪽에 앉아 쉴 수 있는 자리를 빙 두른 대(臺)가 있는데, 왕께서 그곳을 보시고는 지지대(遲遲臺)라고 명명하셨다. 왕께서는 매번 현륭원(顯隆園)을 참배하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그곳에서 현륭원을 먼발치에서 바라보시면서 오래도록 떠나지 못하셨다. [왕께서 부친을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이곳에서 한참 지체하셨기 때문에 그런 이름을 붙이신 것이다.] 온양(溫陽) 행궁(行宮)에 장조(莊祖)께서 손수 심으신 삼괴수(三槐樹)가 있었기 때문에 친히 지으신 영괴대비(靈槐臺碑)를 세우게 하셨다. 광주(廣州)에 백제(百濟)의 시조 온조왕(溫祚王)을 모시는 사당에 ‘숭렬전(崇列殿)’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셨다.